보이차가 건강에 좋고 맛도 좋다는 것은 이미 많이 알려진 사실입니다. 그러나 시중에 가짜가 많기 때문에 선뜻 손이 가지 않습니다. 소비자의 입장에서 보면 몸에 좋으라고 마시는 것인데 오히려 건강을 해친다면 이보다 억울한 일은 없을 겁니다. 다행히 최근에는 가짜가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특히 전문적으로 소비자를 속이기 위해 만든 습창차의 수량이 현저하게 감소하였습니다.
보이차는 오래될수록 맛이 좋아지고 가격도 올라가는 속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단기간에 노차(오래된 차)를 만들어내는 방법이 고안되었는데, 이것은 바로 습창濕倉입니다. 습창은 고온고습한 환경에서 멀쩡한 차를 수개월에서 수년간 보관하는 저장방식입니다. 예전에는 무식하게 습창에 3~4년 넣고 꺼내는 방법을 썼지만, 그렇게 하면 너무 쉽게 습창이라는 것을 알아채기 때문에, 최근에는 단기간만 습창에 넣고 거풍을 몇 개월간 시키는 방법이 많이 사용됩니다. 겉에 드러난 곰팡이를 솔로 털어내면 멀쩡해 보이지만 속에 끼어 있는 곰팡이는 제거할 수 없기 때문에 때로는 화학처리를 하기도 합니다. 또한 습도는 조금 낮추고 온도를 상대적으로 높이는 방법을 쓰기도 하는데, 이렇게 하면 차의 기운은 많이 상하지만 겉모양은 10년 이상된 진기를 갖춘 노차가 됩니다.
보이차는 적당한 습도와 온도가 받쳐줘야 이상적인 발효가 이루어집니다. 그래서 고온다습한 기후인 중국 남방에서 건창으로 보관된 차가 발효도 빠르고 맛도 좋은 경향이 있습니다. 건창차라도 오래되면 어느 정도 습을 먹게 되는 것인데, 이때의 습을 먹었다는 것은 습창과는 구별되는 개념입니다. 습창은 인위적으로 만든 환경에서 저장했다는 개념입니다.
그럼 이번호에서는 전형적인 습창차를 예로 들어 설명해보겠습니다.
둘 다 숙차인데, 왼쪽은 습창차이고 오른쪽은 정상적인 건창차입니다. 왼쪽 차를 보면 습창에 넣은 차 중에서도 과도하게 심한 경우인데, 습창환경에서 긴압이 상대적으로 약한 가장자리가 부스러져 나간 것입니다. 이런 차는 한 눈에 봐도 습창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일반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알고 나면 아주 쉬운 것도 알기 전까지는 아주 어려운 게 사실이지요.
오른쪽의 차는 정상적인 숙차로서 진기 7년의 7572입니다.
습창차의 내부 모습입니다. 하얗게 끼어 있는 것이 곰팡이입니다. 겉에 드러난 곰팡이는 솔로 털어낼 수 있지만 내부의 곰팡이는 털어낼 수 없지요. 이런 전형적인 습창차는 약간의 사전지식만 있어도 쉽게 구분해낼 수 있지만, 실제 잘 만들어진 습창차는 구분해내기 쉽지 않습니다. 깊이 들어가는 것은 전문가의 영역이지요.
탕색을 봐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습니다. 왼쪽은 습창차이고 오른쪽은 01년 7572입니다. 둘 다 탕색은 아름답습니다. 그러나 마셔보면 전혀 다릅니다. 습창차의 차탕은 지푸라기 냄새가 나고 맛이 텁텁하면서 기운이 탁합니다. 그러나 건창차의 차탕은 약간의 고삽미가 있으면서 맑고 시원한 느낌을 줍니다.
차잎에 코를 대고 냄새를 맡아보면 더욱 명확하게 알 수 있습니다. 사람마다 표현이 다릅니다만, 두엄냄새, 짚신냄새, 지푸라기 냄새 등등 별로 좋지 않은 냄새가 나면 습창차일 확률이 높으니 마시면 안 됩니다. 보이차는 물론 어떤 차든지 좋지 않은 냄새가 나는 차는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종류를 막론하고 차에는 좋은 향기가 나게 되어 있습니다.
차를 우리고 난 찌꺼기를 엽저라고 합니다. 엽저를 보면 그 차에 대한 많은 정보를 알 수 있습니다. 왼쪽 습창차의 엽저는 상대적으로 딱딱하고 탄력이 없습니다. 숙차는 생차에 비해 탄력이 없는 편이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는 있어야 하며, 차잎의 원형도 어느 정도 간직하고 있어야 합니다. 습창차는 그런 면에서 많이 부스러진 상태이기 쉽습니다.
다음 호에서는 생차 습창차에 대해 알아보기로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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