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쇠주전자의 내부의 녹이 생길 때
무쇠주전자에 자주 물을 끓여 먹으며 관리하면 주전자 내부에 녹이 쓸진 않습니다. 하지만 주전자를 쓰다 안쓰다를 반복하다보면 어느 순간에 주전자 내부는 붉은 녹으로 가득차게 됩니다. 이럴 때 무쇠주전자를 사용하시는 분들은 비싼 주전자를 사서 얼마 안쓰고 버리기는 아깝고 다시 쓰기는 왠지 찝찝한 생각이 들어 어찌해야 할지 모르는 상황이 연출됩니다. 그러나 걱정하지 마세요. 주전자에 녹이 생겼다고해서 맘 먹고 산 주전자를 버릴 순 없죠. 녹이 진행된 무쇠주전자를 사용하면 반드시 쇳내가 나고 물맛에선 조금 아린 맛이 나지만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다만 붉은물이 나올 정도로 녹슬어 있다면 관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무쇠주전자의 속에 물때가 있으면 녹이 진행되는 것은 막을 수 있지만 물때가 없는 주전자에 물이 끓는 동안 찬물을 더 붓거나 너무 뜨거운 물을 부어 버리면 주전자 속이 녹슬게 되는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쇠는 온도 차이에 예민하기 때문입니다. 끓지 않는 물이 끓인 물로 되는 과정도 마찬가지기에 주전자 내부는 아주 미세하게 녹이 진행되고 있는 상태가 됩니다. 이럴 때 여러 번 물을 끓이고 버리는 일을 해도 붉은물이 멈추지 않을 경우의 대처법, 그리고 무쇠주전자 내부의 녹에 대해 설명합니다.
● 무쇠주전자가 녹스는 것은 자연적 사건!
보급형 무쇠주전자도 고급 무쇠주전자도 아주 세심히 다룬다해도 무쇠주전자의 녹은 진행됩니다. 이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철이란 물질은 공기와 맞닿으면 언제나 산화하기 쉬운 물질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것입니다. 당연히 무쇠주전자의 외부도 녹슬지만 내부만큼 녹이 진행되진 않습니다. 이런 문제에 비해 해결 방법이 간단하기 때문에 왠만한 녹은 그다지 문제가되지 않으니 안심하세요. 중요한 것은 무쇠주전자가 녹이 진행되지 않으려면 물 때가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무쇠주전자도 오랜 세월 사용하면 주전자 안쪽에는 물때(湯垢)가 붙습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주전자에 물을 넣고 하룻밤 두어도 주전자의 쇠는 녹슬지 않습니다. 물론, 그 다음날 물을 제대로 빼고 완전히 말린 다음 보관해야하지만...
그러나 주전자 내부에 물때가 완벽히 생기려면 족히 매일 4 ~ 5 시간 이상 물을 끓이고 사용해도 1 년 정도 걸립니다. 그렇게 되었을 때 무쇠주전자 속은 아주 훌륭하게 하얗게 됩니다. 즉, 무쇠주전자 속에 물때가 있으면 주전자가 녹슬어 있다해도 주전자의 녹이 더이상 진행되는 것을 막아주기에 물때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 녹이 슨 무쇠주전자에 물을 끓여 먹어도 담담하다...
녹슨 무쇠주전자에 물을 끓여 먹는다 해도 너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물론 괜찮다고해서 빨간물이 나오는 것을 마시라는 것은 아닙니다. 녹이 쓴 무쇠주전자에 물을 끓여 물이 깨끗하다면 전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그래도 불안하다 싶으면 궂이 마실 필요는 없습니다. 또한 붉은물이 나왔다하더라도 관리만 잘하면 다시 깨끗한 물이 될 수 있다는 걸 명심하세요. 실제로 제가 구입한 주전자 중 한 녀석이 내부에 심각한 녹이 진행된 상태였는데 물을 붓고 끓여보니 수증기에선 냄새가 나고 물맛도 너무 독해서 도저히 못쓰는 주전자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러나 그 주전자의 독을 빼보겠다는 일념아래 매일같이 하루 3번이상 총 5~7시간 정도 물을 끓이고 버리고를 한 달 정도 반복하니 물에서는 냄새가 없어지고 색깔은 깨끗해지고 맛도 단맛이 조금씩 나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육안으로 보는 주전자 내부는 녹이 슨 상태였지만 길을 들인 이후로는 녹이 더 이상 진행되지 않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또한 주전자 속을 냄새맡아보면 맛있는 냄새가 나는데 뭐라고 표현해야 할진 모르겠지만 암튼 맛있는 빵냄새 비스무리한 냄새가 나더군요. 그래서 전 아직도 이 주전자를 거의 매일 사용하고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붉은 물이 조금 있다 하더라도 특별한 이상이 없으니 마셔도 된다고 합니다. 때론 사람에 따라서 가끔은 배가 아플 수 있지만 대부분이 괜찮으니 먹어도 된다고 말을 합니다.
● 녹이 슬지 않게 하기위해 무쇠주전자의 마지막 공정과정
무쇠주 전자의 내부가 쉽게 녹슬지 않게 하기 위하여 주전자를 제작할 때 마지막 단계인 마무리 단계 "금기(金?) 중지"라는 방청 조치를합니다. 이 "금기(金?) 중지" 또는 "가마 구이"라는 과정을 거치면 무쇠주전자가 녹슬지 않게 됩니다. 이 "금기(金?) 중지"는 숯불에 무쇠주전자를 800 ~ 1000도의 온도에서 새빨갛게 될 때까지 굽는 공정을 말합니다. 따라서 무쇠주전자의 안쪽 표면에는 "산화 피막"이란 것이 만들어지는데 이 산화 피막 덕분에 무쇠주전자가 처음부터 녹스는 것을 막아주게 되는 것있습니다.
물론 전혀 녹슬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산화 피막이 있을 때 무쇠주전자 안에서도 물때가 조금씩 생긴다는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즉 금기(金?) 중지를 하는 이유는 쇠가 쉽게 녹슬지 않도록 하는 역할인 것입니다. 이 "금기(金?) 중지"를 하게 되면 무쇠주전자 안은 하얗게 됩니다. (참고로 아래 사진과 같이 물때가 앉은 하얀것과는 차이가 분명 있습니다)
▲ 새제품의 금기중지 사진 ▲ 녹이 난 골동주전자를 수리를하여 금기중지한 사진
▲ 물때가 생긴 사진
● 금기(金?) 중지는 언제부터 시작?
여담으로, 금기(金?) 중지는 남부 무쇠주전자와 다도솥(물끓이는 솥)에서만 볼 수있는 독특한 방청 방법입니다. 금기 중지는 메이지 17 년 (1884년)에 일어난 모리오카의 대화재를 계기로 시작된 방청 방법입니다. 이 대화재는 당시 모리오카를 불바다로 만들었습니다. 당연히 남부 철기 공방은 많은 피해를 받았겠지요? 사람들이 공방에 불을 끄고 난 다음 그래도 쓸만한 주전자를 골라 사용을 해보니 녹이 나타나지 않는 현상을 발견했다고 합니다. 이것이 계기가되어 아직까지도 무쇠주전자의 제작 공정 중 숯불에 무쇠주전자를 굽는 금기 중지가 있다고 합니다.
●절대로 무쇠주전자의 속을 만져는 안됩니다!
무쇠주전자의 내부는 촉감이 없습니다. 무쇠주전자를 정상적으로 사용해도 녹슬게 됩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주전자 속을 한 번씩 만지고 싶어합니다. 무엇이던지간에 절대로 무쇠주전자의 안쪽을 만져서는 안됩니다. 사람 몸에는 소금기가 있어 철을 부식시키는 원인이 되기 때문입니다. 오래오래 쓰고 난뒤 대를 물려 가보로 남기시려면 물 이외에 아무것도 넣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 무쇠주전자의 속이 녹슬게되었을 때 대처 방법
무쇠주전자의 속은 심하게 녹슬게 될 수 있습니다. 앞서 얘기한 여러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제일 큰 원인은 "물을 넣은 채로 방치"입니다. 특히 물의 온도가 바낄 때 가장 녹슬어 있습니다. 아직 물때가 생기지 않는 단계에서 이런 일들을 해 버리면 한 번에 심하게 녹슬게 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된 주전자를 여러 번 끓이고 버려서 사용해도 붉은 물 밖에 나오지 않는다면?? 이럴경우엔 무쇠주전자 안쪽에 생기는 녹을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중지시켜야 합니다.
첫 번째 방법
ⓐ 녹차 잎을 티팩 또는 가제에 넣거나 싸서 무쇠주전자 속에서 담기.
ⓑ 물을 무쇠주전자의 80%까지 넣어 끓인다.
ⓒ 물이 20%정도 증발되면 무쇠주전자에 있는 물을 버린다.
ⓓ 다시 물을 주전자의 80%까지 넣는다.
ⓔ 무쇠주전자의 물이 20%정도 증발되면 무쇠주전자의 물을 버린다.
ⓕ 이 작업을 한 번 더 반복한다.
ⓘ 마지막으로 녹차잎을 버리고 무쇠주전자를 한 두 번 헹군다.
무쇠주전자에 물을 넣어 데워 보세요. 이제 붉은 녹이 멈춥니다.
cf. 녹차잎을 넣는 이유...
녹차 속에 들은 탄닌 성분이 철과 반응하여 탄닌산철을 얻습니다. 이 탄닌산철의 색깔은 검은색이고, 주전자 표면에 달라붙어(주전자 내부에 코팅되는 효과) 대개의 부식을 멈추게 합니다.
두 번째 방법
ⓐ 쌀뜨물을 무쇠주전자의 60~70%까지 넣습니다.
ⓑ 무쇠주전자의 뚜껑을 열고 약한 불로 끓입니다.
ⓒ 물이 증발되면 물의 양이 저절로 감소하면서 무쇠주전자의 안쪽에 녹말처럼 막이 조금씩 생깁니다.
ⓓ 쌀뜨물의 물이 빨갛게되지 않는다면 성공입니다.
여기까지했는데 무쇠주전자에서 붉은물이 나올 경우는 수리를 해야 합니다.
무쇠주전자의 정비에 대해서는 "수리하기"를 참조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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