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스크랩] Re: 길상사 관음상 만든 가톨릭신자 최종태

청원1 2006. 7. 4. 18:49
천주교 신자인 한국 조각계의 거장 최종태 씨가
불모(佛母)를 자청해 세간에 화제가 되었던
바로 그 관세음보살님이시다.
불기 2544년(2000) 4월에 봉안되었으며 재질은 화강암,
높이 1m80㎝.



아래 사진은 파일명이 한글로 되어 있으니 혹, 보이지 않으시면 길상사 갤러리에서 구경하세요...










↓사진 출처; http://blog.joins.com/meisterts/5274265











문화) 최종태 한국가톨릭미술협회 회장“관음의 미소는 성모를 닮았다”


성모 마리아를 닮은 얼굴로 눈길을 끄는 서울 성북구 길상사의 관음상은 조각가 최종태(68) 서울대 명예교수의 작품이다. 최 교수는 소녀상과 성모상에서 일가를 이룬 조각가로 한국가톨릭미술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독실한 신앙인이기도 하다. 작업실 한면을 차지하고 있는 최씨의 작품들 맨 앞에는 길상사 관음상을 3분의 2 규모로 축소해 만든 불상과, 같은 크기의 예수상이 사이좋게 나란히 서서 객을 맞고 있었다.

-불상 제작은 처음이시지요.

=개인적으로 반가사유상을 만들어 본 적은 있지만, 정식으로 사찰에 봉안되는 불상을 제작한 건 이번이 처음이에요. 지난 가을 법정 스님이 집으로 찾아와서 말씀하시기에 만들게 됐지요.

-독실한 가톨릭 신자이신데 불상 제작을 맡으신 계기는 뭡니까.

=조각을 하면서 가장 많은 영향을 받은 건 사실 한국 전통 불상조각이었어요. 특히 창작에 많은 한계를 느끼던 30대 초반에 본 백제 반가사유상에서 막혔던 길을 뚫어주는 느낌을 받았지요. 그뿐 아니라 석굴암이나 다른 삼국시대 불상들은 제 젊은 날에 결정적인 감화를 준 작품들입니다. 나이가 들면서 불상 제작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 건 자연스러운 결과겠지요.

-주위의 우려나 만류는 없었나요.

=제작 전에 주교회의를 통해서 제작할 뜻을 전했는데 다들 반겨하는 분위기더군요. 천주교 미술을 담당하는 장익 주교는 오히려 "잡음이 생기더라도 마음쓰지 말라"는 격려까지 해주셨고. 오히려 가족들이 구설수에 휘말릴까봐 걱정을 한 편이지요. 그런데 아마 누가 말렸어도 하고야 말았을 겁니다. 개인적으로 준비도 적당했고 시대적인 분위기도 성숙했다고 생각했고요.

-관음상과 성모상의 미소가 참 비슷해요.

=초기에 주로 제작했던 소녀상과 성모상, 그리고 관음상은 사실 같은 연결선상에 있습니다. 저한테는 해맑은 소녀와 성모 마리아, 관음보살이 한 원 안에 있을 뿐이지요. 마찬가지로 저는 불교에서 말하는 "견성"(見性)이나 기독교에서 말하는 하느님의 나라가 같은 울타리라고 봐요. 관음의 이미지와 성모의 이미지가 당연히 겹칠 수밖에요. 이런 작업이 작으나마 종교간의 벽을 허무는 결과를 낳은 거겠지요.

-길상사나 불교 신도들에게는 좀 낯설어 보일 듯도 한데요.

=법정 스님께서 완성 작품을 보더니 따로 하나 더 부탁하시더군요. 그래서 제 작업실에 있는 크기의 작품을 스님의 강원도 산골 거처로 보냈습니다. 얼마 전에 사진과 함께 편지가 한통 왔습니다. 아침 햇살에는 금불 같기도 하고 오후 역광 때는 목불 같기도 하다고 흡족해 하십디다. 봉안집회 때 신도들도 이상하게 보지 않던데 이유를 잘 모르겠어요.

-앞으로도 불상 제작을 계속할 계획이 있으세요.

=소원을 이뤘으니 미련도 없지만, 아마 원하더라도 할 기회가 없을 거예요. 아직 다른 절에서는 제가 만든 관음상을 용납하지 못할 겁니다. 길상사와 법정 스님을 못 만났더라면 불상을 만들고자 하는 제 소망을 아마 평생 이루지 못했겠지요. 법정 스님의 결단에 탄복이 나올 뿐입니다.

-종교간의 벽이 여전히 공고하다고 느끼세요.

=이제 지역 갈등에다가 종교 갈등까지 더해지는 양상이에요. 계속 이렇게 나가면 우리나라 큰일납니다. 평화와 사랑을 앞장서 실천해야 할 종교인들이 서로 싸운다는 건 있어서는 안 될 일이에요. 기독교만 해도 한국에 진정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유교나 불교, 노장 사상 같은 전통 사상을 함께 연구해야 합니다. 그래서 요즘 젊은 신부들이 불경이나 노장사상 번역 작업들을 하는 것은 참 반갑게 느껴집니다.

김은형기자
dmsgud@hani.co.kr


 
▶2000년 6월호
[인물초대석]
길상사 관음상 만든 가톨릭신자


최종태


서영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종태 서울대 명예교수(68)는 독실한 가톨릭신자다. 성모상 조각가로 이름이 높고 아예 가톨릭미술가협회 회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이런 그가 서울 성북동 길상사의 관음상 조성을 맡아 잔잔한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땅에는 나라도 종교도 따로따로 있지만 하늘로 가면 경계가 없지요.” 지난 4월28일 봉안식을 가진 길상사 관음상 앞에 선 그의 설명은 간결하다. 얼마전 바티칸 공의회가 발표한 ‘다른 종교에 대한 열린 가슴’을 확인하는 순간이다. 그래서인지 그의 관음상에는 평소 그가 새겨온 소녀상이나 성모상의 표정이 담겨있다는 평이 적지 않았다. 정작 본인은 고개를 젓지만.

“워낙 소녀상이나 성모상을 많이 만들었으니 닮을 순 있지만 그걸 의식한 건 아닙니다.”

최교수에게 관음상 제작은 오랜 숙원에 가까웠다. 그의 작품활동에 가장 큰 영감을 준 것이 한국의 불상들이었기 때문. 이미 20여년 전부터 한번은 관음상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얘기를 사석에서 해온 것이 지난해 ‘트인 가슴을 지닌’ 법정스님을 만나 뜻을 이룬 것. 혹 다시 관음상을 만들어달라는 부탁이 들어오면 어쩌겠느냐고 묻자 “모르지, 그때 가봐야지”하며 웃는 그의 표정이 어쩐지 관음상의 미소를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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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모놀과 정수
글쓴이 : 구경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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