찻잔 속에 비친.....

[스크랩] [茶器의 미학②] 다기란 무엇인가?

청원1 2017. 11. 15. 06:20
[茶器의 미학②] 다기란 무엇인가?  

▲ 찻통 찻잔 다관(왼쪽부터) / 변희석 기자

다기(茶器)는 넓은 의미로는 차를 내는데 쓰이는 여러 종류의 도구를 말한다. 그러나 좁은 의미의 다기는 ‘찻물을 담거나 차를 우려내는 그릇’을 말한다. 기타 찻일에 쓰이는 다른 도구, 예를 들면 차를 올려놓는 찻상, 차를 보관하는 차통, 차를 떠내는 차수저는 다구(茶具)라고 한다.

 

차는 마시는 방법에 따라 크게 잎차와 가루차로 나눈다. 잎차는 찻잎을 물에 넣어 우려 마시는 방법이고 가루차는 찻잎을 가루 낸 분말에 물을 부어 저어 마시는 방법이다.

이때 쓰이는 다기는 잎차의 경우 차를 우리는 다관(찻주전자)과 따라 마시는 찻잔으로 구성되고, 가루차는 찻가루를 넣고 물을 부어 저어 마실 수 있는 찻사발(다완)이 있다. 우선 잎차 다기에 관해 이야기하고 가루차 사발에 대해서는 후에 잎차 찻잔과 함께 설명을 하도록 하겠다.


▲ 소나무로 만든 찻상, 한잔의 차와 책이 있다면 무엇이 부러우랴...


잎차 마시기의 역사

다관에 찻잎을 넣고 더운 물을 부어 우려 마시는 잎차를 음용하기 시작한 것은 명 왕조 홍무 24년(1391년)부터다. 그때까지 송대에 유행하던 연고차(硏膏茶)는 차를 찌고 즙을 짜낸 후 갈아서 틀에 찍어 내는 공정을 거친 다음 광택을 내는 등 제다공정이 까다롭고 힘들었다.

명 왕조는 그간 연고차를 만들어 나라에 바치는 공차(貢茶)제도로 인한 백성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연고차 제조를 법령으로 금지시켰다. 이때부터 일종의 덩이차인 연고차(硏膏茶) 대신 잎차를 마시기 시작했다. 그 후 차를 우리는 다관이 의흥 지방을 중심으로 활발히 제작되어 지방 이름을 붙인 유명한 ‘의흥 다관’이 탄생되었고 찻잎을 다관에 넣어 우려 마시는 다법이 지금에 이르고 있다.

다갈색의 의흥의 자사 다관은 쓸수록 차의 정유 성분이 밖으로 나와 유막(油膜)을 형성하면서 자연스런 광택이 난다. 또 뜨거운 물을 부으면 홍조를 머금듯 색이 변하면서 살아 있는듯하고 금방이라도 생명을 분출할 것처럼 느껴지며 차맛 또한 좋게 한다.

우리나라에서 차를 우려마시는 다법의 시작은 16, 17 세기로 추정된다. 정영선님에 의하면 이는 그시절 정사룡(鄭士龍)과 허균(許均)의 차시(茶詩)에서 우린다는 뜻으로 유추할 수 있는 데칠약 이라는 한자어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그 후 다산시대에 와서 우려 마시는 다법이 널리 보급되었다.

조선시대 사헌부(司憲府) 관리들이 일정시간에 모이는 것을 다시(茶時)라고 했으며 궁중에는 다색(茶色)을, 또 관아에는 다모(茶母)를 두었다.

 

 

최근 인기 사극 다모(茶母)는 차와 관련있는 드라마이다. 좌포도청 다모인 채옥은 여인들이 관련된 사건의 조사를 맡은 포도청 소속 관비로 각종 사건을 해결하는 오늘날의 여형사로 화려한 무술 영상과 빠른 전개 등은 시청자의 눈을 즐겁게 한다.

다모는 다(茶) 심부름을 하는 여자로 관청에서 차를 끓이는 등의 잡무를 담당하는 여성을 말하며 신분은 천인으로 대부분 관비였다고 한다. 글 읽고 똑똑한 여성으로 의녀(醫女)와 함께 여성수사를 담당하기도 했다. 다모의 관련 기록은 많지 않으나 조선 후기에 쓰여진 송지양(宋持養: 1782~?)의 ‘다모전’(茶母傳)은 그 시대 다모의 여자 형사로서의 역할을 보여준다.


▲ 녹차(불발효차) , 우롱차(반발효차) ,홍차(발효차) ,보이차(후발효/사진 위로부터 / 티&피플 제공

잎차의 종류

잎차를 발효 정도에 따라 분류하면 다음과 같다.

■불발효차

덖거나 찌는 방법에 의해서 잎 속의 산화 효소를 파괴시켜 발효를 방지한 것으로 이런 불발효차로는 녹차가 있다. 녹차는 가공된 찻잎이 녹색을 띄고 찻물색은 연두색이거나 황금색이며 신선한 풋내음을 간직하고 있다.

■반발효차

발효가 10-65% 정도 이루어진 것으로 백차류(10%), 화차류(20%), 포종차류(20-50%), 우롱차(65%)로 나눌 수 있다. 반발효차는 발효 도중 생긴 독특한 향과 부드러운 맛이 특징이다.

■발효차

발효가 85% 이상 된 것으로 홍차가 있다. 홍차는 잎차 형태와 파쇄형 홍차로 나눌 수 있다. 파쇄형은 맛과 홍색의 찻물색이 강하여 티백용으로 사용되고 잎차형은 티포트에 넣어 우려 마시는데 찻물색은 연하나 향기가 파쇄용보다 뛰어난 고급차다.

■후발효차

후발효차는 군산은침 같은 황차와 보이차 같은 흑차로 나뉜다. 비효소성 발효로 만들어지는 것이 황차이고 아스퍼질러스(Aspergillus) 등의 곰팡이 균류를 생기게 하여 떫은 맛과 풋내를 없애고 흑색으로 변하도록 발효시켜 만든 것을 흑차라고 말한다.



 

▲ 윗손잡이 다관, 옆손잡이 다관, 뒷손잡이 다관 / 사진.티&피플 제공

 

 

 

잎차 우리는 그릇 - 다관(茶罐)

다관은 잎차를 넣고 더운 물을 부어 차가 적당하게 우러나오면 우린 차를 찻잔이나 다른 그릇에 따르기 위해 만들어진 주전자 모양의 그릇을 말한다. 다관을 만드는 재질로는 금, 은, 동, 유기 등 금속과 옥과 같은 자연석, 그리고 도자기가 있다.

다관의 명칭은 물대를 기준으로 손잡이가 몸통 옆에 붙어 있으면 다병(茶甁), 뒤에 있으면 다호(茶壺), 위에 있으면 다관(茶罐)으로 분류되지만 현재 가장 많이 쓰이는 명칭인 다관으로 통일해서 부르는 것도 좋다고 본다. 다만 손잡이 위치에 따라 윗손잡이 다관, 옆손잡이 다관, 뒷손잡이 다관으로 부르면 다관의 종류를 인식하는데 도움이 된다.

■다관의 종류

주전자 모양의 다관은 몸통에 붙은 손잡이의 위치에 따라 다음과 같이 나눌 수 있다.

■윗손잡이 다관

다관(茶罐)은 활 모양의 손잡이가 위에 있는 것으로 차를 넣고 내는 데는 불편한 점이 있지만 옛날에 가장 많이 쓰였던 형태다. 손잡이는 도자기로 된 경우와 대나무나 등나무, 나무 뿌리로 만든 것을 사용하기도 한다.

■옆손잡이 다관

다병(茶甁)이라고도 부르며 자루 모양의 손잡이가 물대를 기준으로 몸통 옆에 붙은 차 주전자를 말하는 것으로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쓰인다.

■뒷손잡이 다관

다호(茶壺)라고도 하며 고리 모양이나 의장(意匠)적으로 변형된 손잡이가 물대 반대편 몸 통에 붙어 있다. 고리 모양의 손잡이는 중국차가 들어오면서 부쩍 많이 쓰이고 있는 형태다.

/김동현 (차문화 연구가)

김동현은 다회(茶會) '작은 다인들의 모임' 회장이고 차문화 공예연구소 운중월(雲中月)의 대표로 일하고 있다. 그는 흙과 나무로 차 생활에 소용되는 기물을 만들며 그 것들을 사용함으로써 생활이 생기 있고 아름다워지기를 원한다.

(출처: 조선일보 2003.08.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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