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차, 우리 차의 원형(原形)
잎차보다 말차를 마셨다. 고려 시대는 우리나라 차문화의 황금기다. 왕으로부터 평범한 백성에 이르기까지 차를 즐겨 마셔 항다반사(恒茶飯事)라는 관용어까지 만들어졌다. 고려 사람들은 어떤 차를 마셨을까 ? 흔히 녹차라 불리는 잎차(散茶)를 우리 전통 차라고 알고 있지만 고려 사람들이 마시던 차는 뜻밖에도 말차였다. 고려뿐만이 아니다. 송나라 중국과 일본에서도 말차를 마셨다. 1,000여 년 전 동아시아에서 말차를 마시는 방법인 점다법(點茶法)은 그 시대 차문화의 표준이었다. 현대는 갓 딴 찻잎을 찌고 건조한 다음 맷돌로 갈아 말차를 만들지만 고려시대의 방식은 오늘날과 달랐다. 찻잎을 찌고 방아를 찧어 덩이차(단차, 團茶)로 만든 다음, 차를 마실 때마다 그것을 적당히 떼어내 가루로 만들었다. 그 가루를 다완에 넣고 뜨거운 물을 부어 차선(茶筅, 찻솔)으로 휘저어 마셨다.
임금이 직접 차를 갈아 말차를 만들다. 우리나라 차문화의 황금기였던 고려시대에는 나라의 큰일에 임금께 술과 과일을 올리기 전, 반드시 차를 먼저 내는 진다(進茶)의식이 있었다. 뿐만 아니라 왕이 직접 차를 맷돌에 갈아 팽다(烹茶)를 행하기도 했다. 982년 최승노가 성종에게 올린 시무28조의 두 번째 항에는 ‘왕이 직접 차를 맷돌에 가는데 이런 폐단은 광종 때부터 시작되었다’는 구절이 있다. 송나라의 휘종 황제는 열렬한 차인으로 대관다론(大觀茶論)이라는 다서를 집필하였으며, 본문에서 말차 달이는 법을 상세하게 풀이하기도 했다. 일본의 오다 노부나가, 도요토미 히데요시도 직접 말차를 달였던 유명한 차인이다.
고려청자의 배후에 말차가 있다 차에 열광했던 고려 사람들은 중국에서 비싸게 청자를 사들였다. 중국은 청자의 제조 기법을 비밀에 부쳤다. 그러나 고려는 중국대륙이 혼란한 틈을 타 청자 산지로 이름이 높았던 월주의 장인들을 데려와 청자를 만들었다. 이후, 고려의 청자는 발전을 거듭해 천하의 비색이라는 명예로운 호칭을 얻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고려 말에는 청자에서 파생된 분청사기가 만들어졌고 일본의 차인들은 한국의 분청사기를 수입, 다완으로 사용해 일본 고유의 차문화를 만들었다. 일본의 국보로 지정된 이도(井戶)다완이 그것이다.
말차는 일본차가 아니라 동아시아에 고유한 문화자산이고 우리 선인들이 즐겨마시던 전통차다.
2 말차와 일본다도
화려한 서원차의 등장 일본에 말차가 들어온 것은 1191년의 일이다. 송나라에서 선불교를 공부한 에이사이(榮西, 1141~1215) 선사가 귀국하면서 차 씨앗과 함께, 그 당시 중국에서 유행한 말차법을 가져 온 것이다. 선사는 『끽다양생기(喫茶養生記)』라는 책을 집필하는 등 차문화 보급에 힘썼다. 무사계급에 기반을 둔 가마쿠라(鎌倉) 막부는 권위와 통치의 효율성을 위해 차문화를 적극 수용했다. 통치자들에 의해 번성한 일본의 차문화는 거액의 상금이 걸린 투차(鬪茶)놀이와 소유자의 부나 권위를 상징하는 당물(唐物, 카라모노, 중국 상품)의 숭상 등 과시적이고 소비적인 측면이 강했다. 이런 풍토는 무로마치(室町) 막부에까지 이어져 당시의 실력자들은 저택에 서원(書院)이라는 서재를 마련하고, 호사스런 차문화를 즐겼다.
선불교와 일본 다도의 완성 일본 고유의 다도, 우리가 흔히 초암(草庵)차라고 부르는 와비(わび, 한적함과 소박함을 표현한다) 차는 호화로운 서원차에 대한 반발에서 생겨났다. 이큐 소우준 선사를 만나 선불교에 눈을 뜬 무라다 주코는 호화로운 투차 문화 대신, 차와 선이 하나인 검소한 끽다(喫茶) 풍습을 주창했다. 주코의 생각은 다케노 조오를 거쳐 센 리큐에 의해 완성되는데 세 사람은 모두 선불교에 귀의한 사람들이었다. 다도와 와카(和歌, 일본 전통 시가)를 함께 배운 다케노 조오는 와카의 절제된 정서를 다도에 접목시켰다. 일본 다도에 민족적인 성격을 부여한 것이다. 센 리큐는 주코와 조오의 차 정신을 완성한 사람이다. 센 리큐의 차 정신은 화경청적(和敬淸寂)으로 대표된다. 그는 소박한 작법을 지향 “여름에는 시원하게 하고 겨울에는 따뜻하게 하며 찻물이 잘 끓게 하고, 차를 맛있게 우려내는 것이야말로 차의 정신”이라고 주장했다. 센 리큐는 넓고 화려한 차실 대신 두세 사람이 무릎을 맞대고 앉아 차를 마실 수 있는 초암차실을 완성했다. “거처는 비가 새지 않으면 되고 음식은 배가 부르면 충분하다”는 센 리큐의 차 정신은, 우리나라 장인들이 만든 분청사기에 대한 재발견으로까지 이어졌다.
말차법의 전통을 보전한 일본 차문화 1391년 명나라의 홍무제(주원장)은 단차의 진상을 금지하고 어린싹을 따 만든 잎차만을 진상하도록 했다. 홍무제의 결단은 동아시아의 차문화에 새로운 변화를 일으켰다. 찻잎을 우려먹는 현재의 음차방식이 자리를 잡았고 차제구도 다완에서 다관과 잣은 찻잔으로 바뀌었다. 그러나 한국, 중국과 달리 일본의 차인들은 자신들의 정신세계에 내면화 된 말차법을 포기하지 않았다. 일본의 다도는 심미적 종교로 일본인의 정체성 형성에 큰 영향을 끼쳤다. 현재 일본 다도는 오모테센케(表千家), 우라센케(裏千家), 무샤노코지센케 (武者小路千家) 등 센 리큐의 정신을 이어받은 유파를 중심으로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3 말차(抹茶)는 어떻게 만드나?
말차는 우리가 흔히 전차(煎茶)라고 부르는 불발효차인 녹차로 만든다. 일본의 녹차는 우리나라와 달리 덖지 않고 쪄서 만드는 데 유념하지 않고 건조시킨 후, 찻잎의 잎맥 등을 제거한 다음 맷돌로 간 것이 말차다.
말차는 찻잎을 갈아 뜨거운 물에 휘저어 마시는 음차법의 특성상 유기농 재배를 해야 한다. 일본에서는 찻잎을 따기 약 20여 일전부터 짚·멍석 등으로 빛을 차단하여 옥로(玉露, 교쿠로) ․ (煎茶, 센차) 등의 고급차를 생산한다. 차광재배를 통하여 떫은맛을 내는 차의 탄닌 성분을 줄이고 섬유소를 부드럽게 만든다. 차의 단맛은 아미노산인 테아닌(theanine) 함량과 관계가 깊은데 질소를 많이 쓰면 단맛이 증가한다.
질이 좋은 말차는 옥로로 만든다. 말차는 다시 농차(濃茶)와 박차(薄茶)로 나뉜다. 농차는 전차 중에서도 질이 좋은 것을 골라 사용하는데 특별한 의식에 주로 사용하고, 박차는 일상적으로 음용하는데 쓰인다. 일본의 차인들은 찻잎을 항아리에 담아 밀봉한 다음 건조하고 차가운 곳에 보관한다. 11월 경 길일을 택해 개봉차회를 여는데 이 때 보관한 차를 맷돌로 갈아 말차를 만든다.
현대에는 전기를 동력으로 하는 맷돌로 말차를 상품 생산하는데, 적정한 회전수를 유지해야만 차의 성분이 파괴되지 않는다.
4 말차의 효능과 용도
말차의 효능 말차의 효능은 녹차의 효능에 다름 아니다. 그러나 잎을 우려 마시는 녹차와 달리 말차는 찻잎의 유익한 성분을 100% 섭취할 있다는데 이점이 있다. 식이섬유, 베타카로틴, 비타민 E등 물에 녹지 않는 영양소를 있는 그대로 섭취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잎차를 우려 마시 방식으로는 차 성분의 70%정도 밖에 흡수하지 못한다는 것이 정설이다. 녹차에는 카페인과 타닌계 물질인 카테킨(catechin), 고등식물 중 차에만 발견되는 테아닌을 비롯한 글루타민산·아스파라긴산·리신·트레오닌 등의 아미노산과 비타민 C, 비타민 A, 비타민 B1, 비타민 B2, 니아신, 토코페롤 등이 함유되어 있어 생리작용에 좋은 영향을 미친다. 차 속에 함유된 무기성분 중 50%가 칼륨, 15%가 인산이고, 나머지는 칼슘·마그네슘·철· 망간·나트륨 등이다. 차의 성분이 콜레스테롤을 저하시키는 작용을 하기 때문에 심장병과 고혈압의 예방· 치료에 좋은 효과가 있다. 또한 이뇨작용을 통해 체내의 노폐물을 깨끗하게 몸 밖으로 배설시켜주고, 타닌 성분으로 인한 살균효과가 있다. 녹차는 증제공정에서 산화효소가 파괴되기 때문에 뜨거운 물에서도 비타민 C가 파괴되지 않는다. 최근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녹차에 항암 및 소염 작용을 하는 사포닌이 함유되어 있다고 한다.
말차의 용도 말차는 잎차와 달리 마시는 방법이외에도 다양한 용도로 쓰일 수 있다. 말차는 뛰어난 빛깔과 향으로 인해 일찍부터 일본과 서양에서는 식품의 식재료로 다양하게 활용되었다. 말차는 소스와 아이스크림의 재료로 쓰이며 샐러드에도 첨가한다. 웰빙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부터는 우리나라에서도 제과와 제빵의 재료로 쓰이며, 말차를 넣은 초콜릿도 있다. 강한 탈취효과로 생선이나 육류의 비린내를 없앨 수도 있다. 말차는 가루라는 물성(物性)으로 식품의 첨가물로 적당하며, 독특한 색과 향은 무궁무진한 쓰임새를 기다리고 있다.
5 말차와 도구 차제구(茶諸具)는 기능과 용도에 따라 다르고 또 가격도 천차만별이다. 말차 도구만을 볼 때 잘못된 상식은 비쌀 것이라는 선입견이다. 다완(찻사발)에 대해서만 언급하자면 누가 만들었느냐에 따라 또 어떻게 소성(燒成)했느냐에 따라, 가격이 달리 매겨지고 일본 같은 경우 오래된 다완은 누가 소장했느냐에 따라서, 문화재로서의 격이 달라지기도 한다. 그러나, 다도를 전문으로 배우고자 하는 입장이 아니라면 일반인들이 큰 부담 없이 구입할 수 있는 다양한 가격대의 다완이 있다.
기본도구 다완(찻사발) 청자(靑瓷), 분청(粉粧灰靑沙器의 줄임말), 천목(天目) 등 다양한 형태의 찻사발이 있다. 전통소성방식이 아닌 가스 가마나 전기 가마에서 구운 것들은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하다.
찻숟가락 은, 나무, 대나무 등으로 만드는데 이즈음은 대나무로 만든 것이 주종이다.
차선 대나무를 잘게 쪼개 만든다. 100선과 120선 두 종류가 주종이다.
차수건 무명천으로 만든 것이 주종이다.
여유가 있을 때 마련할 수 있는 도구 차호, 물항아리, 식힘그릇, 화로, 솥 등
말차를 마시는 방법 차 넣는 통 茶戶(차호)
차호, 차숫갈 (차작), 차선, 다완 - 기본 셋트
차호에 있는 차를 두번 넣어 줍니다.(취향에 따라 1~2g)
물 세모금에 마실 수 있는 정도의 양
병작에 2/1정도 ~7부
편하게 잘 저어 줍니다.
고급차의 경우 너무 오래 저으면 크로로필 즉, 염록소의 손실이 크기 때문에 적당히 저어줍니다
맛있게 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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