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르도 그랑 크루 ‘최고급 레드 와인’의 대명사
레드 와인 유명 산지 프랑스 보르도....카버네 소비뇽에 멀로·말벡 등 블렌딩.....10년 이상 숙성해 깊고 우아한 맛.....5개
샤토, 최고 등급‘그랑 크루’영예......
‘보르도 와인’ 혹은 ‘보르도 그랑 크루’는 고급 와인의 대명사로 자주 쓰이는 말이다.
그런데 말은 많이 쓰면서도 정작 보르도 와인이 어떤 와인인지, 왜 그렇게 유명한 것인지는 모르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와인에 입문한 사람이 알아야둬야 할 기초상식 중엔 보르도 와인, 그 중에서도 세계 최고로 치는 5개의 그랑 크루 1등급 와인이 있다.
자세히 설명하자면 너무 길기 때문에 보르도(Bordeaux)와 그랑 크루(Grand Cru)에 관해서만 간략하게
알아보자.
보르도에서 1등급 와인을 생산하는 라투르 포도원과 이곳에서 생산된 샤토 라투르(밑의 사진).
▲ 보르도의 5개 그랑 크루들. 왼쪽부터 샤토 마고, 샤토 무통 로쉴드, 샤토 라피트 로쉴드, 샤토 라투르, 샤토 오브리옹.
보르도 그랑 크루 5......
샤토 마고....샤토 라피트 로쉴드.....샤토 무통 로쉴드...샤토 오브리옹....샤토 라투르
보르도는 프랑스의 지명이다.
프랑스에는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유명한 와인 산지들(보르도, 부르고뉴, 론, 알사스, 프로방스, 루아르, 샹파뉴 등)이 있는데 보르도가 질좋은
적포도주를 생산하는 지역으로 가장 유명하다. 물론 백포도주도 만들고 최고급 디저트 와인 소테른도 생산하지만, 보르도 하면 역시 오래 숙성할 수
있는 레드 와인을 손꼽는다.
바다와 강이 어우러진 지역에 위치한 보르도는 바다가 만들어준 점토층과 모래자갈, 강에서 유입된 퇴적물들이 독특한 토양을 이루고
있으며 일조량이 풍부한 기후로 인해 다른 어느 지역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다양하고 풍요로운 맛의 포도가 재배된다. 이러한 테루아가 보르도 만의
특별한 와인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보르도에서 재배하는 포도품종은 카버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 멀로(Merlot), 카버네 프랑(Cabernet
Franc), 프티 베르도(Petit Verdot), 말벡(Malbec), 다섯가지다. 보르도의 샤토(포도원)들은 이 5개 품종을 적당한 비율로
섞어(보통 카버네 소비뇽을 80%이상 사용한다) 적포도주를 만든다. 보르도 와인이 오래 숙성하면서 갈수록 우아한 맛이 나는 이유는 이처럼 여러
성질을 가진 품종들을 블렌딩하기 때문이다. 태닌 성분이 강한 카버네, 카버네의 강한 성질을 보안해주는 멀로, 과일향과 색이 좋은 말벡, 신맛이
돋보이는 프티 베르도, 이 품종들이 섞여 오랜 세월동안 서로 부대끼고 조화를 이루어 숙성해가기 때문에 보르도 와인은 적어도 10년 이상의 세월이
지나야 그 맛의 진수를 알 수 있다.
샤토 무통 로쉴드.
따라서 보르도 와인 혹은 보르도 블렌드 하면 카버네 소비뇽을 주품종으로 혼합한 레드 와인을 말한다. 캘리포니아를 비롯한 신세계에서 나오는 와인 중 카버네 소비뇽 혹은 멀로라고 쓰여진 와인들은 대개 보르도 스타일로 혼합한 와인들이다. 클라렛(Claret), 메리타지(Meritage)이라고 쓰인 것도 많은 경우 보르도 블렌드라고 보면 된다.
오늘날 이런 품종들은 나파 밸리를 비롯한 세계 각처에서 재배되고 있고, 다들 보르도 스타일의 질 좋은 적포도주를 생산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보르도 와인을 최고로 치는 것은 수백년동안 전통을 지키며 변치 않고 유지되어온 품질 때문이다. 그리고 그 우수한 질은 양조기술도
중요하지만 토양에서 나오는 것임을 전문가들은 인정하고 있다.
그런데 보르도에서 나오는 모든 와인이 다 최고급인 것은 아니다.
보르도 와인에는 아예 등급이 매겨져있다. 1855년 보르도에서는 파리 만국박람회에서 와인의 가격을 매길 기준을 삼기 위해 포도밭과 토양에 대한 방대한 조사작업을 벌였고, 그 결과에 따라 이 지역의 가장 우수한 61개 샤토들을 ‘그랑 크루’ 5개 등급으로 분류했다. 1등급 5개, 2등급 14개, 3등급 14개, 4등급 10개, 5등급 18개이다.(이때 그랑 크루 등급 분류에서 제외된 샤토들은 후에 크뤼 브루조아(Cru Bourgeois)라는 등급으로 444개가 수용되었다. 그러나 이런 등급 체계에 속하길 거부하는 우수한 샤토들이 보르도에는 아직도 많이 존재한다)
그때 매겨진 등급이 지금까지 와인의 품질과 명성,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 150년간 일어난 가장 큰 변화는 1973년
샤토 무통 로쉴드가 2등급에서 1등급으로 승격된 것뿐이다.
그러니까 보르도 그랑 크루 하면 이 등급에 오른 고급 와인들을 말하고 그 중에서도 1등급인 5개 프리미어 크루(Premier
Cru) 와인들이 ▲샤토 마고(Chateau Margaux) ▲샤토 라피트 로쉴드(Lafite Rothschild) ▲샤토 무통
로쉴드(Mouton Rothschild) ▲샤토 오브리옹(Haut Brion) ▲샤토 라투르(Latour)이다.
이 이름들은 와인 꽤나 마신다는 사람들이 자주 들먹이는 단어이므로 외워두는 게 좋다. 프리미어 크루 와인들은 출시될 때의 가격이
병당 150~200달러 이상이며 2000년과 같이 아주 좋았던 빈티지는 출시되기도 전에 500~700달러 이상의 가격으로 선주문되어 다
팔려버린다.
한편 위의 그랑 크루 1등급 와인 외에도 보르도에는 그 이상으로 유명한 와인들이 있다. 샤토 페트뤼스(Ch. Petrus), 샤토
르 팽(Ch. Le Pin), 샤토 슈발 블랑(Ch. Cheval Blanc)이 그것이다. 멀로를 주 품종으로 만들어진 이 와인들 역시
1855년 등급분류에서 제외되었지만 지금은 그랑 크루 1등급 이상의 예우를 받고 있다.
▲ 보르도의 5개 그랑 크루들. 왼쪽부터 샤토 마고, 샤토 무통 로쉴드, 샤토 라피트 로쉴드, 샤토 라투르, 샤토 오브리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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