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회

[스크랩] 무술년 입춘다회(立春茶會)

청원1 2018. 3. 30. 14:34

 

 

무술년 立春茶會(입춘다회)

2018년 2월 3일(토) 14:00 ~ 17:30

시우담님 서실

여든 나이에 주지가 되어 120살까지 살며 책상의 다리가 부러져도

나무토막을 노끈으로 묶어 썼을 정도로 평생 청빈한 수행의 삶을 보여주고,

차(茶)를 선(禪)의 경지로 끌어올리는 데 큰 역할을 하신

조주(趙州) 종심(從諗, 778~897)선사의

끽다거(喫茶去)

조주가 어떤 스님에게 묻되,

“일찍이 여기에 왔던 일이 있었는가?”

“왔었습니다”

“차나 마시게[喫茶去]”

또 다른 스님에게 묻되,

“일찍이 여기에 왔던 일이 있었는가?”

“왔던 일이 없었습니다”

“차나 마시게[喫茶去]”

원주(院主)가 곁에서 듣고는

“어찌하여 일찍이 왔던 이도 차나 마시라하고

와본 적이 없는 이도 차나 마시라고 하십니까?”

“원주!” “예”

“너도 차나 마셔라[喫茶去]”

 

 

 

 

 

세팅된 다식 접시 뚜껑에는 시우담님이 직접 시문한

靜坐處茶半香初(정좌처다반향초)

妙用時水流花開(묘용시수류화개)

라는 글귀가 보입니다.

 이전에 몇번 말한 적이 있지만 처음 보는 분을 위해 부족하지만 설명을 더하면

 정좌처(靜坐處)와 묘용시(妙用時), 다반향초(茶半香初)와 수류화개(水流花開)로

댓구를 이루는데, 공간과 시간, 靜(정)과 動(동)이 대비됩니다.  

 

그런데 체(體)와 상용(相用)으로 살펴서

사람마다 각각 해석이 다른 다반향초(茶半香初)의 의미를 나대로 집어내 봅니다.

 

정좌처(靜坐處)에서의 香(향)은 체(體)로 여여부동(如如不動)하니

다반향초(茶半香初) 즉, 차를 반나절을 마셨든 반쯤을 마셨든 香(향)은 처음 그대로고,

묘용시(妙用時)는 시절인연 따라 어떤 상황[緣(연);조건]을 만나 작용[用(용)]하여

相(상)으로 나타나니 수류화개(水流花開) 즉, 물도 흐르고 꽃도 피도다.

 

의상대사의 법성게 30구절중

諸法不動本來寂 (제법부동본래적) :

모든 현상은 수없이 일어나긴 일어났는데,

그 근본 본질로 보면 움직이지 않는 것이다. 본래 고요한 것이다.

不守自性隨緣成(불수자성수연성) :

自性(자성)은 지켜지는 것이 아니라 인연따라 이루어진다.

이 두 구절도 뜻을 헤아리는데 의미가 있어 보입니다.

오야재 찻그릇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88년 강성전차를 시작으로 서울 북촌 <승설재>에서 가져온 대홍포

06년 빙도 등으로 이어졌습니다.

 

 

 

 

 

 

중국 송나라 시인인 산곡(山谷) 황정견(黃庭堅: 1045-1105)의 시라고 합니다.

萬里靑天(만리청천)

雲起雨來(운기우래)

空山無人(공산무인)

水流花開(수류화개)

구만리 푸른 하늘에

구름 일고 비 내리니

빈 산에 사람 없어도

물은 흐르고 꽃은 핀다네.

*花자는 예서로도 전서로도 출전이 없기에 華자로서 통용하여 사용한다고 합니다.

 

水流花開

당나라 유건(劉乾)의 시에 空谷無人, 水流花開(공곡무인 수류화개),

송나라 소동파(蘇東坡)의 십팔대아라한송(十八大阿羅漢頌)에

空山無人 水流花開(공산무인 수류화개)라는 구절이 있으며

추사 김정희와 법정스님도 즐겨쓴 구절입니다.

 

진공관 앰프가 눈길을 끕니다. 

팽주는 다암님이 수고해 주셨습니다.

 

 

 

차치(茶癡), 茶에 빠졌으나 빠지지 않는 .....,

오심지차(吾心之茶)

 

시우담님이 참석 회원들에게 나누어줄 미리 써 두었던 입춘방을 봉투에 넣고 있습니다.

시우담님 뒷편 오른쪽에 세로로 걸려 있는 글은 현판을 새기기 위한 원본이라고 합니다.

 

몇번 소개 드린바 있지만 시우담님은 우리 관음사 '백팔고찰순례단'이 순례한

108여 천년고찰의 도장 인영을 표구한 회원 각자의 액자 왼쪽 아래 삽입된

'觀音寺 百八古刹巡禮團 巡禮 圓滿廻向(관음사 백팔고찰순례단 순례 원만회향)'

글을 50여매 써주어 액자 표구에 큰 도움을 주신 서예가로,

천태종 성보박물관에 봉안된

세계최대 단일 서예작품(비공식)인 묘법연화경(妙法蓮華經)

7만여자를 240폭(8폭병풍 30틀, 높이 2m50㎝, 총길이 144m)에 사경하였으며

팔공산 <파계사(把溪寺) 성전암(聖殿庵)> 불이문 편액과 주련을 썼고,

<묘관음사(妙觀音寺)> 보화원(普化院) 편액과 주련 6폭을 쓴

불교와 인연이 깊은 서예가입니다.

 

올해는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을 넘어 대한보다 추운

날씨가 계속되어 매화를 맞이하지 못해 매화꽃이 피면

<호정재> 뜨락 매화나무 옆에서 <매화차회>를 갖기로 하고,

인근에서 겨울철 별미 물메기탕으로 저녁식사후

커피전문점 '알라딘(커피박물관)'의 핸드드립 커피로 마무리 하였습니다.

입춘다회시 시우담님이 써준 입춘첩입니다.

2017년 입춘이 음력 1월 8일이었고, 2018년 입춘이 음력 12월 19일이니 

 음력으로는 같은해에 입춘이 두번 든 경우가 되고 이런 경우 ‘재봉춘(再逢春)’이라고 합니다.

올해 입춘이 재봉춘(再逢春)이네요.

그래서 한해에 봄을 두번 맞는다고....,

욕심을 경계하라고 입춘인데도 대한보다 더 춥나 봅니다. ~ㅎㅎ

 

4일 06시 28분이 올해 입춘 절입시지만,

일본 효고현[兵庫縣] 아카시시[明石市]를 지나는 동경 135도가

우리가 현재 사용하는 표준시 기준 경도인 관계로

1961년까지 사용했던 우리나라를 지나는 동경 127도 30분을 적용하면

약 30분 늦은 06시 58분경이 입춘 절입시에 해당하게되어 이 시간에 맞추어

아파트 현관문에 입춘첩을 붙였습니다.

이른 시간인지라 아직 복도가 어두워 사진도 어둡습니다.

 

 

 

 

출처 : 백팔고찰순례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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