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자사호에 어떤 차를 우려야 좋은가?
자주 듣는 질문이지만, 아직까지 정답이 없는 어려운 질문입니다.
일반적으로 자사호는 니료(泥料)와 호형(壺形)에 큰 상관없이
고온으로 차를 우리는 포다법(泡茶法)에 적합한 차호입니다.
자사호는 니료의 특성상 보온성과 투기성(透氣性)이 좋아
6대 차 류 (녹. 백. 청. 황. 홍. 흑)는 어떤 차를 우려도 무난합니다.
중국 차문화사를 살펴보면:
각 시대에 따라 제다법과 음다법이 변화 발전해 왔으며
그에 따라 사용하는 다구도 달리해왔습니다.
또한 민족과 지역에 따라 음다 습관이 다릅니다.
간략히 각 시대에 따른 음다법과 사용한 다구를 살펴보면:
당대(唐代)에는 주로 병차(餠茶)를 만들어 가루를 내서 탕관에 끓이는
팽다(烹茶) 즉 자다법(煮茶法)으로 차를 즐겼습니다.
쉽게 말하면, 요즘 보리차 끓이는 방법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송대(宋代)에는 주로 단차(團茶)를 만들어 가루를 내서
다완에 넣고 물을 부어 타 마시는 점다법(點茶法)으로 차를 즐겼습니다.
즉 일본의 말차 타는 것과 비슷합니다.
그런 까닭에 흰 말발(거품)을 감상하기 좋은 검은 바탕의 천목다완이 유행하기도 했습니다.
명대(明代)에는 송대 투차(鬪茶)의 폐단을 시정하기 위해서
국법으로 단차(團茶)를 금지하고 산차(散茶)를 장려하였으며,
산차를 차호에 차를 넣고 뜨거운 물을 부어 우려 마시는 포다법(泡茶法)으로 차를 즐겼습니다.
그런 까닭에 산차를 우리기 적합한 자사호가 환영을 받게 되었습니다.
청대(淸代)에는 명대에 이어 산차를 포다법으로 우렸으며,
중국 남방을 중심으로 청차(靑茶)인 오룡차(烏龍茶)가 널리 보급되면서
자사호가 인기를 끌어 수많은 자사호의 명인들을 배출하게 됩니다.
자사호의 모양과 크기도 오룡차류를 우리기 적합한 형태로 발전 변화합니다.
특히 남방지역에서는
민북오룡인 무이암차, 민남오룡인 철관음, 광동오룡인 봉황단총 등이
급속히 보급되면서 오룡차의 향을 즐기기 적합한 개완(蓋碗)이 유행하였고,
또한 자사호도 오룡차를 우리기 적합한 작은형태의 수평호가 남방지역에서 많이 사용되었습니다.
남방의 이러한 공부차(工夫茶)는
다시 대만으로 건너가 대만오룡차를 우리는 대만식 포다법으로 발전하였습니다.
한국은 중국(대륙)과 수교하기 이전에는
소수의 차인들이 대만오룡차를 즐겨 마셨으며,
그 영향으로 대만식 포다법이
차의 제다법이나 발효정도에 상관없이 중국차를 우리는 기준이 되어버렸습니다.
중국(대륙)과 수교 후에는
대륙의 무이암차와 철관음 등이 일부 차인들 사이에서 환영을 받았으며,
남방의 공부차 우리는 방법으로 차를 우리기도 했으나
대부분 대만식 포다법으로 대륙의 오룡차를 우렸습니다.
1990년대 말 부터 중국(대륙)의 보이차가 한국에 유행하기 시작하였지만
대부분 차인들이 보이차도 오룡차처럼 포다법으로 우려 마셨습니다.
근래 보이차의 열풍과 더불어 자사호가 널리 보급되어
중국차를 우릴 때 대부분 자사호를 사용하여 차를 우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자사호를 사용하여 차를 우리면서도
자사호에 대한 이해는 많이 부족한 듯 합니다.
자사호에 대한 이해를 넓히기 위해서 <자사호 문답>방에
초보자를 위한 글을 연재하고 있으니 참고하십시오.
혹 궁금한 점이 있으면 댓글로 질문하셔도 좋습니다.
마침 大地님이 “어떤 자사호에 어떤 차를 우려야 좋은가?”를 문의를 해와서
지난번 <자사호문답>방에 연재했던 내용을 조금 더 보충하여 다시 올립니다.
중국은 제다방법과 발효정도 탕색 등을 감안하여 차를 6대 차류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차의 제다방법과 발효정도에 따른 적합한 다구를 추천해 보겠습니다.
먼저 녹차. 백차. 황차는 한국 분청다관. 백자개완. 자사호 모두 좋을 것 같습니다.
자사호를 사용한다면
자니계열의 용량 150CC이상 크기의 자사호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혹은 유리다관으로 분위기 있게 우려 보는 것도 좋습니다.
다음 청차(오룡차류)는 개완. 자사호 모두 좋습니다.
자사호를 사용한다면,
용량 150CC 이하의 주니나 홍니 계열의 자사호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특히 모양이 작고 가벼워 사용하기 편하고,
절수와 출수가 좋은 호형(壺形)인 수평호 혹은 리형호 등을 추천합니다.
오룡차는 고온으로 순간적으로 우리기 때문에 용량이 적고 가벼워야 사용하기 편합니다.
무이암차나 봉황단총등 조형(條形)의 차는
가급적 자사호의 입구가 큰 것이 사용하기 편합니다.
철관음이나 대만 오룡차처럼 반구형(半球形)인 차는
자사호의 입구가 작아도 무방합니다.
오룡차류는 향을 보존하기 좋은 뚜껑의 합이 잘 맞는 자사호를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오룡차류는 찻잎이 크기 때문에 자사호의 물구멍은 단공(單孔)도 무방합니다.
또한 찻잔은 뜨겁게 자주 우려 마시기 때문에 가급적 작고 흰 바탕의 백자류 찻잔이 좋습니다.
그 다음 홍차는 자사호. 개완 모두 좋을 것 같습니다.
홍차는 홍니 계열의 니료의 입자가 가늘고 색감이 고운 자사호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끝으로 흑차류(보이차포함)는 생차와 숙차(노차포함)를 구분해서 우리는 것이 좋습니다.
보이생차는 자사호. 개완 모두 좋지만, 자사호가 더 좋을 듯합니다.
주니계열 보다는 자니나 단니 계열의 입자가 고운 자사호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용량은 150CC 이상의 크기로
물은 열탕보다는 약간 식혀서
(녹차와 오룡차의 중간 정도의 물 온도 가 적합) 천천히 우리면 좋습니다.
보이숙차(노차포함)는 탕관에 넣고 낮은 불로 끓여 드시면 아주 좋습니다.
숙차는 개완보다는 자사호가 좋습니다.
주니 계열보다는 단니와 자니계열의 입자가 굵은 조사(粗砂)계열의 자사호를 추천합니다.
숙차를 우리는 자사호는 생차에 비해서 용량이 약간 작은 150CC 이하의 차호가 좋습니다.
물 온도도 뜨겁게 열탕으로 우려야 제 맛이 우러납니다.
꽃차류는 유리다관이나 유리컵을 사용해서 우려도 분위기가 좋습니다.
자사호가 많을 때는 때론 구분하기 힘들 때도 있습니다.
차의 발효정도와 탕색에 따라 색상이 같은 자사호를 사용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자사호를 선택할 때 오룡차류는
가급적 용량이 작고 가벼운 자사호가 좋습니다.
보이차는 오룡차보다 약간 용량이 더 큰 자사호를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평소 차를 함께 마시는 사람의 숫자에 따라 적합한 용량을 결정해야합니다.
차를 품평할 때는 자사호 보다는 백자 개완이 좋습니다.
계절에 따라 구분한다면,
여름철에는 차호의 입구가 크고 나지막한 편호(扁壺)계열의 자사호가 좋고
겨울철에는 입구가 작고 속이 깊은 용단호나 정난호를 추천합니다.
여성이라면 서시호처럼 용량이 적고 아담한 차호가 잘 어울리고,
남성이라면 석표호처럼 용량이 크고 중후한 차호가 어울립니다.
석표호는 용량이 너무 적으면 멋이 없어 보입니다.
적당한 용량의 철구호나 평개호는 어떤 사람이든 무난합니다.
자사호 사용 시 반드시 주의할 점은
우리는 차의 종류에 따라 반드시 자사호를 구분해서 사용하며
항상 청결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여름철에는 우리다 남은 차를 자사호에 남겨두지 말고
바로 비우고 자사호 뚜껑을 열어 말려 두는 것이 좋습니다.
한 가지 더 유의할 점은
가급적 차를 우릴 때는 향이 진한 향수를 바르거나
자극이 강한 저급한 향을 사르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다식으로 냄새가 심하거나 자극이 있는 것은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차라는 것이 사용하는 차호 외에도
차의 품질, 넣는 량, 우리는 시간, 계절, 사용하는 물, 차 우리는 분위기,
물의 온도, 먹은 음식, 우리는 사람의 기분 등등이 차 맛에 영향을 미칩니다.
평소 오랜 차 생활 경험을 바탕으로 개인적인 견해를 서술하였지만,
아직까지 어떤 차는 어떤 자사호에 우려야 좋다는 정설은 없습니다.
어떤 이론보다도 본인 직접 차를 우리면서
어떤 자사호에 어떤 차를 어떻게 우리는 것이
본인이 기호에 잘 맞는지 터득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또한 평소 즐겨 마시는 차의 제다방법과 특성
그리고 자사호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와 니료의 특성 등을 이해하고
차를 우린다면 그 차에 적합한 자사호와 우리는 요령을 더 쉽게 터득하리라 생각합니다.
다선일여 다우님
그간 차 생활을 통해서 터득한 차를 맛있고 멋있게 우리는 자신의 경험담이나
비결이 있으신 분은 <자유게시판>글을 올려 주십시오.
좋은 글은 선정하여 맛있는 차를 선물로 드리겠습니다.^^
또한 자랑하고 싶은 자사호나 양호가 잘 된 자사호 사진도 함께 올려주시면
선정해서 멋진 자사호를 선물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09년 11월 22일
북경 초의다실에서 甘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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