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호와 차(茶)와의 관계
사람마다 그 몸의 특징이 다르고 그 특징에 따라 알맞은 음식이 있듯이, 각각의 자사호에도 그것과 어울리는 차의 종류가 따로 있다. 왜냐하면 사람과 음식사이에 밀접한 관계가 있듯이, 자사호와 차 사이에도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람과 음식 사이에 관계와 달리, 자사호와 차의 관계에서 보다 중요한 것은 차호가 아니라 차다. 어떤 경우에도 차호보다는 차가 근본적이기 때문이다. 즉 차를 마시기 위해 차호가 생겨난 것이지 차호를 쓰기 위해 차를 만드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자사호와 차의 관계를 살펴보기 위해서는 간단하게나마 차에 대한 이야기부터 할 필요가 있겠다.
내림, 올림, 세움, 모임, 풀림(水火木金土)이라는 사물 운동의 성질, 곧 오행(五行)을 기준으로 차의 갈래를 나눌 때, 그리고 오행을 다시 검은빛, 붉은빛, 풀빛, 흰빛, 땅빛(黑, 紅, 綠, 白, 黃)이라는 빛으로 바꾸어 이해할 때, 우리들이 마시는 차는 크게 흑차, 홍차, 녹차, 백차, 황차로 나눌 수 있다.
물론 이런 구분이 아직 보편적인 것은 아니지만, 차의 외형이나 산지를 중심으로 분류하는 것 보다는 원시적인 방법이긴하다. 그렇게 나눌 때, 사람몸에서 일어나는 기운 운동으로 보아 내림의 성격을 갖는 흑차에는 후발효차인 푸얼차나 천량차와 같은 흑모차(黑毛茶) 및 오래 묵힌 여러 갈래의 진년차(陳年茶)등이 포함될 수 있다.
사람몸에서 기운의 올림 작용을 하는 홍차에는 우리들이 일반적으로 홍차라 부르는 중국의 여러 홍차를 비롯한 이른바 완전 발효차가 포함될 수 있으며, 기운의 세움 작용을 하는 녹차에는 중국이나 한국의 녹차를 비롯한 불발효차가 포함될 수 있다. 또 기운의 풀림과 관계된 황차에는 중국오룡차의 대표격인 우이암차나 철관음 등이 포함된다. 마지막으로 사람몸에서 기운을 모아주는 백차에는 자스민차나 백호은침 등의 차가 포함될 수 있다.
따라서 차를 우릴 때는 각 차의 성격을 가장 잘 받아주는 자사차호를 쓰는 것이 합리적이다. 사람의 몸에 미치는 차의 기운이라는 다소 주관적인 관점에서도 합리적일 뿐만 아니라 차의 향이나 맛 및 색을 잘 내는 데서도 그 궁합은 매우 중요하다. 물론 색이나 향이나 맛이 다르게 난다는 것은 사람몸에 미치는 영향도 다르다는 것을 뜻한다.
실제로 서로 잘 어울리지 못하는 관계에 있는 차와 차호로 차를 우려내면 비록 차의 양과 물의 종류 및 우려내는 사람 등이 같더라도 차탕의 성질은 큰 차이를 드러낸다.
그러면 어떤 차에 어떤 자사호가 알맞을 것인가?
흑차를 우릴 경우, 차호는 웬만큼 두꺼워야 한다. 그러나 지나치게 두꺼워서 숨을 잘 못쉬는 차호도 피해야 한다. 그러므로 흑차를 우려내는 차호로는 차호몸의 표면이 너무 빤질빤질하지 않고 조금 거친 듯한 것이 좋다. 아울러 차호의 열전도율이나 보온성도 웬만해야 한다. 즉 차를 우리면서 차호뚜겅을 만질경우 너무 뜨겁거나 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흑차를 우려내기 알맞은 자사호의 또 다른 특징은 그 외형의 모습에서 찾아야 한다. 여기서 결론을 밝히자면 그 모양새는 조금 낮은 것이 좋다. 물론 차호몸이 너무 높지만 않으면 괜찮다. 그리고 차호의 뚜겅은 지나치게 위로 솟지 않고 좀 납작한 듯한 것이 알맞다. 푸얼차 등은 고온에서 우려내기 때문에 빠르게 증기가 올라오는데, 그것이 속에서 오래 머무르지 않아야 하기 때문이다. 또 흑차의 경우 그런 자사호로 우려야만 제대로 된 향과 맛을 낼수 있다.
자사호의 빛깔도 관계가 있는데, 흑차의 경우 차호의 빛깡은 웬만큼 탁한 것이 좋다. 즉 녹니나 이피니 보다는 자니나 흑니로 만든 차호가 흑차에 어울린다는 것이다. 물론 주니의 경우에도 무방하다. 또 녹니 가운데 청천니라고 불리는 암녹색도 무난하다.
홍차의 경우에는 흑차를 우릴 때와는 달리, 치호몸이 적당하게 높고 뚜겅의 넓이가 지나치게 넓지 않으며, 뚜겅 모양도 평평하지 않은 것이 좋다. 즉 흑차를 우릴 때와는 많은 부분에서 다르다. 또 차호의 빛깔도 주니를 비롯하여 중간 정도가 알맞다. 차호가 숨을 잘 쉴 필요도 없다.
황차의 경우 차호의 열전도율이 뛰어난 것이어야 한다. 그런데 열전도율은 매끈한 느낌의 재질로 된 차호가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황차를 우릴 때는 상대적으로 매끈한 재질의 얇은 자사호를 즐겨 쓴다. 그리고 적당한 모양을 꼽으라면 별 특징 없이 두리뭉실한 것을 들 수 있다. 특히 열전도율을 위해 원형차호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주니의 수평호나 번호 및 용천호 등이 좋고 이형호나 서시호도 무난하다. 차호의 두껑도 중간쯤 되는 것이 좋고 차호몸보다 상대적으로 뚜겅을 조금 두껍게 만든 차호가 알맞다.
그러나 녹차의 경우에는 그렇게 간단하지가 않다. 그 녹차를 고온에서 우려낼 수 있느냐 그렇지 못하냐에 따라 차호의 두께부터 다르게 결정된다. 예를 들어 중국 녹차처럼 고온에서 우려낼 수 있는 차는 상대적으로 얇은 차호와 같이 잘어울리며, 낮은 온도에서 우려내야 하는 일본차는 상대적으로 보온성이 좋으면서 열전도율은 낮은 두꺼운 차호가 어울린다. 즉 자사호는 녹차를 우리는 데 전반적으로 그리 적당한 편이 아니다.
마지막으로 백차는 현실에서 자사호와 만날 일이 드물기에 설명에서 제외하기로 한다. 다만 백차의 경우에는 두께도 얇고 숨시기가 잘 안되어도 되고 모양새도 그다지 상관없지만, 열전도율은 높아야 한다. 또 차호의 빛깔은 맑고 뚜껑은 평평한 것이 좋다.
자사호로 차를 우릴 때는 이런 점을 충분히 감안하면서 차를 우려야 한다.
이것이 차를 잘 마시는 방법이기도 하며, 다른 한편으로 차호를 바르게 양호시키는 방법이기도 하다.
다운솔 옮겨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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