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기 물 알고 마시자!
건강 관리의 가장 중요한 물. 좋은 물이 무엇인지, 어떤 정수기 선택해야 하는지 일반인은 아무도 모르는, 그러나 전문가들은 모두가 아는 정수기에 대한 이야기.
우리 나라에서 제일 큰 정수기 회사는 자사의 제품을 깐깐한 정수기라고 광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깐깐한 정수기를 이용하고 있지만, 깐깐하다는 것이 꼭 가장 좋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모든 산업은 국민 소득과 생활 수준에 비례해서 성장하게 되어 있다. 한때 우리 나라에서 재즈 열풍이 일었지만, 단지 유행에 그치고 지속적인 인기를 유지하지 못한 이유를 많은 전문가들은 국민 소득 수준이 아직 재즈를 들을만한 수준이 안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동아제약의 가그린도 마찬가지이다. 95년도에 야심차게 런칭을 했지만, 수십억원은 돈만 낭비하고 시장에서 참패했다. 하지만 4~5년이 지난 시점에 같은 이름, 같은 제품으로 제품을 런칭했을 때에는 대박이 터졌다.
하지만 유독 정수기 시장은 위의 법칙이 잘 적용이 되지 않는다. 우리보다 소득 수준이 월등히 높은 선진국들도 우리 나라처럼 정수기 시장이 크지 않다. 혹자들은 외국은 수돗물이 좋기 때문에 그렇다고 말할지 모르겠지만, 장담컨데 우리 나라 수돗물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즉 정수기를 이용할 필요가 거의 없는 수도 인프라를 갖고 있지만 유독 한국에서 정수기는 소위 대박 상품인 것이다.
한국의 정수기 시장에 이렇게 크게 된 이유에는 소수의 정수기 회사들이 영업을 매우 잘했기 때문이다. 방문판매 조직을 이용해서 고가의 정수기 시장을 형성하고 부적절하고 비과학적인 방법으로 수돗물의 전기 분해 실험을 하면서 수돗물에 불신을 심어주는데 크게 기여하면서 자신들의 영향력을 확대했다. 몇 년전부터는 풍부한 현금을 바탕으로 렌탈 중심의 사업을 하고 있으니 매월 몇 만원만 준다면 좋은 물을 마실 수 있다는 정수기 사업자의 말에 소비자들은 쉽게 지갑을 열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사용하는 정수기 무엇이 문제인가?
흔히들 역삼투압 정수기가 가장 좋은 정수기라고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생각은 완전히 잘못된 것이다. 역삼투압 방식은 미국 나사에서 처음 개발한 것이다. 오염된 물을 정화하기 위한 방법으로 역삼투압 방법을 사용했는데, 역삼투압 방식을 사람이 마시는 정수기에 적용한 것은 우리 나라가 유일하다.
역삼투압 방식의 정화 능력은 매우 우수하다. 하지만, 너무 우수하다 못해 인체에 유익하고 반드시 포함되어야 하는 미네랄까지 걸러내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역삼투압 방식은 물을 증류수 수준으로 만든다. 그래서 사람이 마시기 위해서는 인위적으로 미네랄 농도를 높여야 하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또한 역삼투압 방식은 정수량이 매우 적고 정수하지 못하고 버리는 물의 양이 너무 많기 때문에 환경부하의 관점에서 봤을 때 환경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역삼투압 정수기는 위대한 마케팅의 승리이다. 한국을 제외한 어느 나라에서도 역삼투압 방식의 정수기를 사용하는 곳은 없다. 건강을 위해서 정수기 물을 마시는데 거의 증류수에 가까운 물을 마시는 것은 건강을 위해서 그렇게 좋은 것은 아니다.
정수기의 또 다른 치명적인 문제는 세균 번식 문제이다. 물은 고여있으면 썩는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다. 물이 썩는다는 것은 세균이 번식하는 것을 의미한다. 세균이 10분에 한번씩 분열한다고 하면 1마리의 세균이 4시간만 지나도 1,600만마리로 늘어나게 된다. 정수기에 세균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은 하루이틀 문제가 아니다. 물의 유해한 성분을 제거하기 위해서 정수기를 사용하는데, 실제로는 물에 세균을 번식시켜서 마시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정수기물이 세균 번식하기가 쉬운 이유가 있다. 수돗물에는 일정 부분의 잔류염소가 있다. 수돗물의 염소 성분은 세균이 번식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사용되는 것인데 정수기 물은 염소를 완전히 제거하기 때문에 세균이 번식하기에 가장 적합한 상태가 되는 것이다. 특히 역삼투압 방식 정수기의 경우에는 정수량이 워낙 작기 때문에 물을 저장하는 수통의 크기가 작게는 2.4L에서 크게는 7L 이상 되기도 한다. 게다가 역삼투압 방식의 정수기는 유난히 미네랄이 적기 때문에 세균번식이 가장 잘 되는 상태의 물이 고여있게 된다. 일부 정수기는 세균 번식을 방지하기 위해서 자외선 램프를 사용하지만, 자외선 램프는 수중에서 투사거리가 매우 짧기 때문에 2L 이상 되는 수통에서 안전할만한 살균을 하기는 절대적으로 역부족이다. 현실적으로 화학약품을 사용하지 않고는 살균을 하는 방법이 없는데, 각종 화학물질을 제거하기 위해서 정수기를 사용하는 목적과 배치되기 때문에 정수기는 세균 문제에 치명적일 수 밖에 없다. 특히 정수기의 세균 번식은 물을 저장하는 저수통과 정수기 내부의 물의 통로(수관)에서 주로 발생하기 때문에 정수기 필터를 교환하는 것만으로는 정수기의 세균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그렇다고 정수기 필터를 교환해줄 때 정수기 수통과 수관을 함께 교환해주는 것도 아니니까 정수기를 사용하는 것은 그 자체로 매우 리스크가 높다고 할 수 있다.
정수기의 종류
정수기는 크게 필터방식과 이온정수기로 구분할 수 있다. 보통 정수기에는 4~6개의 필터를 사용하는데, 사실상 탄소필터나 중공사막 필터 하나 정도만 있어도 충분하지만, 정수기 제조업체의 상술에 의해서 여러 개의 필터를 장착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각각의 필터는 수명이 있는데,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명시된 교환 기간보다 1~2달 더 사용해도 된다. 그러나 불안감을 조장하는 위대한 소비 마케팅의 상술에 우리 소비자들은 판매업자의 말을 순순히 들을 수 밖에 없다.
이온정수기는 물에 일정한 전극을 가해서 수중에 있는 H+ 이온과 OH- 이온을 분리해서 전극의 -극에는 H+가 많이 모여서 PH 농도를 높게 하고, +극에는 H+ 이온이 적어서 PH 농도를 낮게 한다. 이온정수기는 PH가 높은 알카리수에 H+ 이온이 많아서 체내의 유해 산소(노화의 큰 원인이라고 추정)와 결합하여 체내 유해 산소를 제거하는 기대 효과가 있다고 주장을 하면서 기능수로 인식되고 있다. 특히 최근에 출시된 두산의 '처음처럼' 소주가 이온정수기 방식의 알카리수를 채택해서 일반인들에게 알카리수 보급에 큰 기여를 했는데, 실제로 H+ 이온이 풍부한 알카리 환원수가 인체에 유익한 것은 과학적으로 검증이 되지 않았지만, 확실히 물맛은 좋은 것을 알 수 있다. 참고로 이온수기는 일본에서 매우 발달했으며 한국에서도 비교적 보급이 많이 되어 있는 상황이지만 일본과 한국을 제외하고는 이온정수기의 보급은 거의 없는편이며, 일본과 한국을 제외한 학계에서도 이온정수기의 유익성을 그렇게 인정하는 분위기는 아니다.
다만, 이온정수기의 확실한 기대 효과는 OH- 이온이 상대적으로 많은 산성수는 세균이 살기 힘든 환경을 조성하고, 물속에 녹아있는 OH-기는 오존의 수십만배의 살균력을 갖기 때문에 이온정수기를 통해서 정기적으로 산성수를 사용할 경우에는 정수기 내부에 세균이 번식하는 것은 상당부분 예방할 수 있다.
또한 웅진 같은 거대 정수기 회사에서도 이온정수기를 판매하지만, 자사의 역삼투압 방식의 정수기가 워낙 많이 팔리기 때문에 마케팅 차원에서 자사가 구축한 역삼투압 방식의 정수기 제국을 무너뜨리면서 이온정수기의 판매에 힘을 쏟을 필요가 전혀 없다.
그 밖에도 정수 방식의 구분은 아니지만 산소 발생기를 정수기에 장착한 산소정수기가 출시되고 있는데, 산소는 호기성(산소를 좋아하는) 세균이 번식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에 시판중인 산소정수기는 세균번식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 현실적으로 없으며, 이온정수기가 체내 유해 산소를 제거하는 기대 효과를 주장하며 판매하는데, 이와는 전혀 상반된 개념의 산소를 마신다는 것은 정수기의 다른 시장인 이온정수기 시장과 상반된 주장이기 때문에 산소정수기의 기능적 요소가 인정받기 위해서는 적어도 이온정수기 시장은 사라져야 한다. 따라서 이온정수기와 산소정수기의 유익하다는 주장중에서 어느 것이 이론적으로 옳은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두 제품 중에서 하나의 방식이 옳다면 다른 하나는 옳지 않다고 봐야 하는 아이러니가 존재한다.
선진국에서 가장 좋아하는 정수기 스타일은 수도꼭지에 직접 연결하는 방식이다.
한국 사람들은 장치가 간단하고 가격이 저렴하면 기능이 좋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정수기는 제조원가에 비해서 가격이 지나치게 부풀려진 경향이 있고, 실제로 정수기에 불필요한 기능이 많이 존재하기 때문에 반드시 일반적으로 많이 알려진 정수기의 성능이 좋고 수도꼭지에 연결해서 하나의 필터만을 거쳐서 간단하게 사용하는 정수기는 성능이 나쁠 것이라는 결론을 내리는 것은 매우 어리석다.
안마기로 유명한 회사인 싱가폴에 본사를 둔 다국적 기업 OSIM에서는 수도꼭지에 바로 장착해서 중공사막 필터 하나만을 사용하는 정수기를 100불 정도에 판매하고 있는데, 이 제품은 전세계 1,000개의 OSIM 매장에서 가장 선풍적으로 판매되는 제품중의 하나이다. 한국에서는 코오롱의 계열사였다가 지금은 분사한 하이필에서 유사한 제품이 나오는데, 한국시장에서는 처참한 실패를 하고 수출 위주의 판매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세균 문제를 걱정한다면 오히려 이렇게 수통이 없는 정수기가 오히려 유익할 수도 있음을 기억하자.
지금은 주로 정수기를 렌탈해서 사용한다.
월 몇 만원이면 정수기를 대여해서 사용하면서 정기적으로 점검을 해주고, 청소와 필터 교환을 해주기 때문에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고가의 정수기를 방문판매를 중심으로 높은 마진을 남기면서 팔았던 정수기 업체들이 풍부한 현금 자산을 기반으로 본격적으로 렌탈 사업에 뛰어들어서 안정적인 cashflow를 만들고 있다.
고가의 정수기를 직접 구입해서 사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겠지만, 현실적으로 일반인들이 정수기의 유지관리를 하기가 쉽지 않음을 감안했을 때 렌탈을 해서 정기적으로 관리를 받으며 사용하는 것은 분명 매력적인 선택일 수 있다.
하지만, 정수기 유지관리를 해주면서 저수퉁과 배관의 청소를 완벽하게 해주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위에서 언급한 세균 번식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움을 기억하자.
또한 굳이 정수기를 이용하려면 역삼투압 정수기보다는 일반 필터 방식의 정수기를, 그리고 일반 필터 방식의 정수기보다는 이온 정수기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인다. 물론 이온정수기가 최소 150만원대 이상을 형성하기 때문에 구입하기에는 큰 부담이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이온정수기의 건강적인 효용성을 완전 배제하더라도 세균 번식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메리트 있는 선택이라고 판단된다. 이온정수기 구입이 부담된다면 수도꼭지에 직접 연결하는 방식의 정수기도 좋은 대안일 수 있다.
하지만, 기억하자. 대한민국의 대도시에서 공급하는 상수도(농어촌 지역의 마을상수도 제외)는 분명 가장 깨끗하고 안전한 물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국민들이 수돗물을 불신하기 때문에 당신 역시도 내 말을 믿을 수 없다면 좋은 물을 마시기 위해서 어떠한 선택을 해야 하는지 자신에게 맞는 최선의 방법을 찾아볼 필요가 있다. 거대 기업에서 판매하는 혹은 렌탈하는 정수기를 무턱대고 구입하는 것은 결코 좋은 물을 마시는 최선의 선택이 아니다. 또한 월 정수기 렌탈 비용과 할인마트에서 생수를 구입해서 먹는 것의 비용을 비교해보는 것도 다른 대안일 수 있다.(절대로 19.8L짜리 생수를 이용하지는 말아라. 정수기보다 훨씬 심각한 세균 번식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인체의 60~70%를 구성하는 물. 건강을 위해서는 좋은 물을 마시는 것이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재미 삼아 좋은 물을 마시는 몇 가지 방법을 소개하면...
1. 절대로 얼음물은 마시지 않는다.
2. 뜨거운 물을 마시고 싶으면 뜨거운 물에 찬물을 약간 타서, 시원한 물을 마시고 싶으면 차가운 물에 뜨거운 물을 약간 타서 마신다.
3. 19.8L짜리 생수통을 사용하는 냉온수기 물은 심각한 Microorganism이 생성되어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으므로 마시지 않는다.
4. 최소 하루 2L 이상씩 물을 마신다.
5. 모든 정수기 회사에서 광고하는 자사 정수기의 효능, 수돗물의 위험성 등은 절대 믿지 않는다.
6. 자신이 좋아하는 차(커피 제외)를 습관화하면 물을 많이 마실 수 있다.
출처 : 마머세평
글쓴이 : 마머세평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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