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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동양 최대의 폭포 `황궈수`의 고장 구이저우성 안순의 풍광

청원1 2007. 1. 11. 16:23
 
 
 

 

구이저우성 안순 위치 천하 절경 자랑


높이 74m 너비 81m … 세계 4대 폭포



뤄타오(羅濤)의 고향인 안순(安順)의 자운현(縣)을 찾는 길은 험난했다. 베이징에서 비행기로 3시간 반 걸려 내린 구이저우(貴州)성의 구이양(貴陽)시. 그곳에서 다시 버스로 1시간 반을 달리면 빠끔히 얼굴을 내미는 도시가 안순. 이곳에서 또 2시간 넘게 차를 타고 달리면 문명을 등지고 사는 그녀와 이웃들이 낯선 이방객을 맞는다.

 

 

△ 구이저우(貴州)성의 구이양(貴陽)시의 야경
 



△ 거투허에서 가이드로 활동하는 뤄타오.

뤄타오는 이곳에서 소수민족인 먀오(苗)족 출신 아버지와 부이(布依)족 출신 어머니와 함께 산다. 뤄타오는 지금까지 안순을 떠나본 적이 없다. 그런 그의 꿈은 친구들처럼 도회지로 나가 문명과 문화를 접촉하는 것이다. 대처로 나간 친구들이 드라마 ‘대장금’을 얘기하고, 김희선의 브로마이드를 보여주면 스무 살 처녀 뤄타오는 심한 가슴앓이에 빠져든다.

그러나 뤄타오는 꿈을 이루기엔 현실이 너무 팍팍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오빠 셋이 도회지로 나간 뒤 뤄타오는 어머니와 함께 병든 아버지를 수발해야 하는 현실을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뤄타오는 꿈을 포기하고 부모와 함께 사는 길을 택한 것을 후회한 적이 없다. 오히려 고향의 산과 물 등 자연을 자신의 삶과 일치시키는 성숙함을 보인다.



△ 먀오(苗)족(좌) , 부이(布依)족(우)



중국 名酒 마오타이의 고향


△ 거투허


“큰 도시로 나가 세상과 만나고 싶다. 그러나 여건이 허락하지 않는다. 대신 나는 이곳의 산과 물을 지키며 외지인에게 알릴 생각이다.”
2005년 10월18일 오후, 뤄타오는 일단의 관광객들과 함께 길을 나섰다. 목적지는 거투허(格凸河). 자신의 고향 인근에 있는 해발 1200m의 동굴 산이다. 뤄타오는 이 산을 하루 두세 번씩 오르내리며 ‘가이드’를 하고 있다.

뤄타오가 안내한 산에는 커다란 동굴이 있다. 동굴은 1시간여 계단을 오른 방문객들에게만 내면을 보여준다. 동굴을 가로질러 반대편으로 나가면 또 다른 세상이 방문객을 유혹한다. 운무에 감싸인 산허리는 중심부를 오른쪽으로 뒤틀며 시선을 외면한다. 마치 사랑하는 사람 앞에 선 여인의 모습이다. 새로운 세상에 취해 걷다 보면 어느덧 길은 천 길 낭떠러지 앞에 다다른다. 호흡을 가다듬은 뤄타오가 절벽 앞에서 화두를 던진다.

“사랑을 이루려면 이곳으로 연인을 데려오라.”
산 정상의 동굴을 뒤로하고 강가로 내려오면 또 다른 동굴이 똬리를 틀고 있다. 높이가 110m. 만만찮은 규모다. 1개의 산을 관통하는 2개의 동굴. 외형도 이채롭지만 피부결은 확연히 구분된다. 다른 시대, 다른 지각변동으로 생긴 쌍둥이다.
뤄타오의 고향이 있는 구이저우성의 안순은 한국인에게 낯설다. 구이저우성이 그런 것처럼 안순도 90% 이상이 산림으로 덮여 있다. 대부분 험준한 산악지역. 길이 없으면 자연 왕래는 줄어든다. 구이저우성이, 안순이 세계의 오지로 통하는 이유다. 안순을 중심으로 산악지대에 살고 있는 소수민족들은 잊혀진 이 땅을 파먹고 산다. 땅을 파던 시절, 우리가 그랬던 것처럼 그들 역시 숙명처럼 가난을 이고 산다. 




1980년 탐험가들이 발견


안순은 물(水)의 나라다. 안순시가 있는 구이저우성은 3일 이상 해가 뜨지 않는다. 오죽 했으면 구이저우성의 대표 도시를 ‘구이양(貴陽·볕이 귀하다)’이라 이름 지었을까. 중국의 명주(名酒) ‘마오타이(茅台)’가 이 지역에서 나는 것도 우연이 아니다(상자기사 참조).

어딜 가도 지천으로 흐르는 물은 그동안 구이저우성 주민과 안순 사람들에게 특별한 의미로 다가오지 못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산허리를 휘감고 돌아나오는 물은 형상을 만든다. 그 형상에 매료된 많은 사람들이 안순을 찾는다. 지천으로 흐르는 물줄기와 수백 개의 폭포에서 안순은 21세기 희망과 비전을 발견했다. 안순은 물을 발판 삼아 21세기 관광도시를 건설 중이다.




△ 황궈수(黃果樹) 폭포


△ 황궈수(黃果樹) 폭포의 야경


안순의 대표적 관광명소는 황궈수(黃果樹) 폭포다. 황궈수란 레몬과 유사한 현지의 과일나무를 일컫는다. 황궈수 폭포는 2004년 8월 유럽 10대 여행사에서 조사한 ‘가볼 만한 명소’의 첫 손가락에 꼽혔다. 무대귀(幕德貴) 안순 시장은 “안순을 ‘제2의 구이린(桂林·중국 유명 관광지)’으로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 분재정원


황궈수 폭포를 보기 위해서는 먼저 삼라만상의 모습으로 버티고 선 분재정원을 통과해야 한다. 수많은 꽃과 나무들이 자태를 뽐내며 눈길을 사로잡는다. 분재에 정신이 팔려 걷다 보면 100m나 되는 긴 에스컬레이터 앞에 다다른다. 수직에 가까운 이 에스컬레이터가 문명과 황궈수 폭포를 연결해주는 유일한 통로.




△ 짙은 물안개 속에 잠겨 있는 황궈수 폭포


중국의 3대 강 중 하나인 주강(珠江)의 지류인 백수강에 자리잡은 황궈수 폭포는 짙은 물안개 속에 잠겨 있다. 70m가 넘는 높이에서 떨어지는 물소리는 포효하듯 이방인을 압도한다. 위에서 아래로, 아래서 위로 꼬리에 꼬리를 문 물보라가 폭포 주변을 감싼다. 시름을 벗어던진 관광객들이 황궈수 폭포에 손을 담근다. 황궈수는 포효하며 가던 길을 재촉한다.



△ 황궈수를 감싸 안은 산의 자태

황궈수를 감싸 안은 산의 자태는 유연하다. 그래서일까. 황궈수는 마치 캥거루처럼 폭포 속에 천연 동굴을 안고 산다. 길이가 14m나 되는 이 종유석 동굴은 폭포 뒷면에서 폭포수를 감상할 수 있게 한다.  

황궈수 폭포는 74m 높이에 너비가 81m로 규모 면에서 동양 최대다. 나이아가라 폭포와 이과수 폭포, 빅토리아 폭포와 함께 세계 4대 폭포로 기록된다. 황궈수 폭포가 세상에 알려진 것은 불과 26년 전의 일. 취재진을 안내한 가이드의 설명이다.

“산이 너무 깊어 황궈수 폭포의 존재를 알지 못하다가 1980년 탐험가들이 발견했고, 올 9월에 국가급 관광지구(국립공원)로 지정됐다.”


 

용왕과 용왕의 딸이 사는 ‘룽궁’


△룽궁(龍宮)







안순에는 전설 속의 룽궁(龍宮)이 존재한다. 황궈수 폭포가 안순의 허리라면, 룽궁은 심장이다.

용왕의 수정궁도, 용왕의 딸이 사는 또 다른 궁궐이 숨어 있는 곳도 룽궁이다. 종유석 동굴인 룽궁은 천하 기관(奇觀)의 절경이 펼쳐진다. 룽궁을 감싸 안은 기암괴석은 오직 태초의 자존심만을 강조할 뿐 모든 문명을 거부한다.

방문객들이 배에 올라 룽궁을 노크했다. 노 젓는 소리와 탄성이 리듬을 타며 정적을 깬다. 그 소리에 잠에서 깬 듯 억겁의 무게를 벗어던진 룽궁이 미소를 짓는다. 




느닷없이 노랫소리가 울려 퍼진다. 가이드인 퉁족 소녀가 흥을 못 이겨 노랫가락을 뽑는다. 소수민족의 한과 설움이 실린 노래. 애절하면서도 슬픈 가락을 룽궁은 한없이 포용한다. 천장에 매달린 사자와 공룡, 원숭이들이 노랫소리에 취한 듯 목소리를 죽인 채 방문객과 눈을 맞춘다.

심심협곡에 숨어 있던 룽궁이 처음 속살을 보인 것은 80년. 중국 정부는 88년에 국립공원으로 지정했다. 룽궁의 길이는 5km. 현재 관광이 가능한 지역은 840m. 나머지는 미개척 상태로 남아 있다.


△티에싱치아오 내부의 석림 위를 관광객들이 걷고 있다.

룽궁은 ‘보는 관광’이다. 그에 비해 티에싱치아오(天星橋)은 ‘걷는 관광’으로 명명해도 손색이 없다. 티에싱치아오는 중국식 자연정원을 일컫는다.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이 공원을 안순 사람들은 ‘하늘이 준 선물’이라고 말한다. 무릉도원이라 일컫는다. 속세에 지친 현대인들은 ‘무릉도원’을 걷는 것만으로 마음의 위안을 얻는다.

샛강 가운데에는 석림(石林)으로 된 징검다리가 있다. 높고 낮고, 또 길고 짧은 이 징검다리는 꼭 365개로 이뤄졌다. 안순시는 징검다리 위에 1월1일부터 12월31일까지 날짜를 조각했다. 관광객들은 자신의 생일이 적힌 징검다리 위에 서서 건강과 복을 기원한다. 생일이 같은 전 세계 청춘남녀 365쌍이 이곳을 방문, 자신의 생일과 일치하는 석림 위에서 연인에게 사랑을 고백할 날이 멀지 않아 보인다.

9㎞의 산책로를 걷는 티에싱치아오 관광이 육체적 부담을 준다고 얼굴을 찡그릴 필요는 없다. 석림이 끝나면 곧바로 나오는 호수가 답답한 가슴을 한방에 해결해주기 때문이다. 하늘과 산과 물이 하나가 되는 풍경 앞에 심신의 고단함을 입에 올리는 것은 부질없거나, 혹은 철없음을 고백하는 일이 되기 십상이다. 호수를 뒤로하면 곧바로 기암괴석의 절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수억 년 자연풍화가 빚어낸 수많은 조각품들이 이곳저곳에서 유혹한다. 마치 하늘의 별을 따다 놓은 것처럼 황홀하다. 별들은 형형색색의 모습으로 피어나 방문객들의 길잡이로 따라나선다. 그 별들을 돌아 절벽 밑으로 나오면 의문이 풀린다.



수많은 조각품 방문객 유혹

티에싱치아오(天星橋)


“아, 그래서 이곳이 티에싱치아오구나.”
산책로의 마지막 길을 막아선 인리안유오탄(銀塗灘) 폭포는 관광객들의 긴장감을 잡아 매는 하느님의 선물이다. 제각각 방향으로 선 6개의 바위를 타고 내려오는 물줄기는 때로는 희열과 환희와 격정의 모습으로 다가오다 어느 순간 자연의 웅장함으로 옷을 바꿔 입는다.

안순 지역은 대부분 석회암 지대다. 가는 곳마다 카르스트 지대가 만든 비경이 펼쳐지고 그 안에 동그란 모습으로 옹기종기 늘어선 산들은 천생 아기를 안은 엄마의 젖무덤 모습이다. 그 젖무덤은 어느 순간 가슴을 열고 다가오다 느닷없이 토라져 등을 돌린다. 날카로움이 없는 안순의 산은 수억 년 숨겨온 속살을 드러낸 채 푸근한 모습으로 ‘사람’을 부른다. ‘한국인’을 기다린다.



기사제공= 주간동아 구이저우성 안순=김시관 기자 sk21@donga.com



 

구이저우와 마오타이주


뒤끝 없는 53도 증류주 … 공급 부족 ‘짝퉁’ 나돌아



△마오타이주

구이저우성은 술의 고장이다. 구이저우성 마오타이(茅台)현의 맑은 물로 만든 대표적인 술이 중국의 국주(國酒) 가운데 하나인 마오타이주. 수수(고량)를 주원료로 하는 마오타이주는 53도의 고알코올 증류주. 모향(茅香), 또는 장향(醬香·간장 냄새)이라는 독특한 향기가 난다.

처음 맛을 보면 익숙지 않은 향에 얼굴을 찡그리지만 애주가들은 오히려 그 향에 취해 마오타이주를 찾는다. 술 권하는 문화가 발달한 중국 사람들은 뒤끝이 없는 술을 선호한다. 그 기호에 딱 맞는 술이 바로 마오타이주다. 아무리 마셔도 2~3시간 지나면 술이 깬다. 뒤끝도 없다. 마오타이주의 역사는 꽤나 길다. 구이저우성 한 관계자에 따르면 이 술을 제조하게 된 것은 2000년 전이다.

전래하는 문헌이 이 사실을 입증한다. 감술로 황제의 사랑을 받아오던 이 술이 세계 애주가들 앞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1916년 파나마에서 열린 술 박람회에서 금상을 받으면서부터.

다른 술과 달리 마오타이는 독특하면서도 복잡한 제조과정을 거친다. 일곱 번의 증류를 거치는 것이 첫 단계. 이후 밀봉 항아리에서 3년 이상 숙성 과정을 지나며 고유의 향으로 무장한다. 이런 복잡한 공정은 대량생산을 제한하는 결정적 이유로 작용한다. 한 해 생산되는 마오타이주는 2000t 정도.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하고 꽤나 고가로 팔리는 시장 환경은 필연적으로 ‘짝퉁’의 출현을 부른다. 특히 중국과 한국 애주가들이 이 ‘짝퉁’에 걸려 고생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출처 : ♣ 이동활의 음악정원 ♣
글쓴이 : wrecker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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