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잔에 한가위 보름달을 담아서...
추석날 밤 11시 21분
추석날 밤 11시 08분경입니다.
추석날 밤 11시 15분경
무술년 한가위 보름달을 소롯이 찻사발에 담았습니다.
추색(秋色)이 물든 문경요 천한봉 도예명장의 오기다완, 아래 관지가 살짝 보입니다.
허리도 튼실하고 굽도 몸통을 힘있게 받쳐줍니다.
다음으로 06년 노반장입니다. 확실하지는 않습니다.
몇년전 어디선가 누군가에게 샘플로 받은 차라서......
향미는 수준이상입니다.
시선(詩仙) 이태백(李太白701~762)이 술통을 베고 누워
애욕(愛慾)을 끊지 못한 ‘월하정인(月下情人)’의 한밤중 밀회를
측은한 눈빛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태백은 '장진주(將進酒)'에서
'아침에 푸른 실 같던 머리카락 저녁 되니 어느덧 흰 눈이어라/…/
술잔을 권하노니 그대는 사양하지 말라.'며
인생의 무상함을 술로 달래다가,
강물 속의 달을 건지고는 온데로 돌아 갔다는데,
생사일여(生死一如) 소식을 들어 알았을까요?
하긴 그럴 수도 있었겠습니다.
등신불이 된 신라왕자 김교각 스님이 구화산에서 수도하던 시절
이태백이 구화진에서 서당을 열며 머물렀던 적이 있었는데,
그때 이태백은 김교각을 만났고
그의 수행에 감탄하여 다음과 같이 그를 기리는 시를 남겼다고 합니다.
“보살의 자비로운 힘
끝없는 고통에서 구하나니
하해와 같은 그 공덕
世世孫孫 빛나리로다.”
그러니 그 소식은 들었을 터이고
알아도 달은 건지고
몰라도 달은 건졌을 터이라..... ㅎ
혜원 신윤복의 그림 ‘월하정인(月下情人)’속 데이트 날짜와 시각은?
아래가 오목하고 위로 볼록한 달은 부분월식때만 가능하고,
겨울보다 여름에 낮게 뜨서 밤 12시경 처마 근처에 달이 보이는 등을 감안하여,
신윤복이 활동한 시기중 부분월식이 있던 날짜를 천문과학으로 밝혀보니
1793년 8월 21일(음 7.15) 자정경이라고 합니다.
오야재 찻그릇입니다.
추석날 밤 11시 23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