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차

[스크랩] (19) 차와 불(역대 음다법) ③명대이후의 포다법

청원1 2016. 10. 26. 17:20

 

(19) 차와 불(역대 음다법) ③명대이후의 포다법
"차의 농도 맞추기 '장유유서'에 있다."
2012년 07월 04일 (수) 11:29:59박영환 p-chonan@hanmail.net

3) 명대(明代) 이후의 차 우려 마시는 방법 (포다법:泡茶法))

  

▲ 동호(銅壺)와 개완(蓋碗)


명대에 이르러 태조 주원장이 새로운 차법(茶法)을 공포하면서 사차(私茶:개인 차 판매)와 말차(末茶:가루차)로 만들어 마시는 방법이 국법으로 금지되고, 산차(散茶:엽차)의 음다법이 장려되었지만, 송대의 점다법(點茶法)이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주원장의 열일곱 번 째 아들인 주권(朱權:1378~1448년)은 여전히 점다법을 즐겼을 뿐만 아니라, 말년에는 직접 점다법에 대한 《다보(茶譜)》를 저술할 정도였다. 그 형식과 절차가 독창적인 면은 있으나, 송대의 점다법과 대동소이(大同小異)하여 중복되므로 생략하기로 하겠다.


명대 이래 현재에 이르기까지 소박과 검소를 목적으로 실시되었던 포다법도 세월의 흐름에 따라 점차 발전하고 강구되어 송대의 점다법 못지않은 화려함과 사치가 조성되었다. 포다법(泡茶法)은 말 그대로 ‘마른찻잎을 뜨거운 물을 부어 우려 마시는 방법’이다. 그럼 포다(泡茶)에 필요한 기본다기와 그 절차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 장취동호(長嘴銅壺)로 개완(蓋碗)에 물 따르는 공연

 

1) 기본다기

 
① 차호(茶壺):차를 우리는 주전자
②차충(茶盅):분차(分茶)용 차호
③자수기(煮水器) 혹은 전차호(電茶壺):물 끓이는 주전자 혹은 전기포트
④차선(茶船):차호 보온용 받침사발
⑤차건(茶巾):차수건 ㉥차하(茶荷):차를 떠내는 수저 
⑥ 차엽관(茶葉罐):차 보관하는 통
⑦차배(茶杯)와 문향배(聞香杯):찻잔과 차향 맡는 잔
⑧차탁(茶托):찻잔 받침대
⑨차반(茶盤)혹은 수반(水盤):차를 우려마시기 위한 다반(통상 양 층으로 되어있어 상층은 물이 빠지도록 그물망식으로 되어있고, 하층은 퇴수한 물을 보관하는 퇴수기 역할을 한다.)
⑩사시(渣匙):우려낸 찻잎 빼내는 수저 
⑪다차(茶車):제반 다기 및 차관(茶罐) 수납장
⑫계시기(計時器):포다 시간 측정하는 시계

 

  

▲ 개완을 이용하여 무이암차 투다(鬪茶)하는 장면

2) 공부차 포다법


①상차(賞茶):차하(茶荷)를 이용해 차관(茶罐:차통)에서 꺼낸 찻잎의 빛깔과 향을 감상한다.
②온호(溫壺):자수기에서 끓인 물을 차호에 넣고 차호를 데운다.
③치차(置茶):차호를 데운 물을 쏟아내고 찻잎을 넣는다.
④온윤포(溫潤泡): 차호에 끓는 물을 넣고 차호 덮개를 이용하여 거품을 걷어낸 뒤 차호의 물을 차선에 붓는다. 이는 차의 거품을 제거하는 동시에 찻잎의 향이 빨리 우러나게 하기 위한 예비동작이다. 차선(茶船)을 사용하지 않을 경우에는 수반에다 그대로 쏟아 붓는다. 이를 속칭 ‘세차(洗茶)’라고 한다.


⑤충포(沖泡):온윤포를 거친 찻잎은 이내 곧 차성을 밖으로 표출하려고 하기 때문에 온윤포(세차)과정이 끝남과 동시에 곧바로 이어서 끓인 물을 차호에 부어 차를 우린다.
⑥충호(沖壺):충포단계에서 차호에 끓인 물을 붓고는 곧바로 차호 뚜껑을 덮는다. 그리고 이어서 뜨거운 물을 차호 위에 골고루 부어준다. 이는 차호 안의 온도를 유지시켜 줄 뿐만 아니라 안과 밖의 온도가 상응하여 차향이 제대로 우러나도록 해준다. 이때 차선에 담겨진 물은 찻잔을 데우는데 사용한다.


⑦계시(計時):시간 재기. 각종 찻잎의 종류에 따라 포다하는 시간이 달라지며, 또한 포다의 횟수에 따라 포다하는 시간을 적절히 늘여가야 하며, 시간의 정확성에 따라 차의 맛이 좌우됨으로 시간재기를 하는데, 어느 정도 포다에 익숙해지면 계시기(計時器:시계)를 사용하지 않고 감각적으로 포다하는 게 일반적이다.

 ⑧온배(溫杯):잔 데우기는 차를 포다하는 동안에 이루어져야하기 때문에 재빨리 이루어져야한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온윤포(溫潤泡) 즉, 세차 단계에서 잔 데우기를 함께 한다.
⑨운호(運壺) 및 건호(乾壺):차가 적절히 우러났을 시간이 되면 차선의 물속에 담겨 있는 차호를 꺼내어 차선 위의 가장자리에 차호 밑바닥을 올려놓고 차선의 가장자리를 따라 돌리게 된다. 이를 운호(運壺)한다고 한다. 이는 차호의 외부에 묻은 물기를 떨어내고 차호 표면을 건조시켜 차를 따를 때 찻잔 속에 차호 표면에 묻은 물이 들어가지 않게 하기 위함이다. (만약, 차선을 쓰지 않고 수반 위에서 직접 차호를 사용할 경우는 생략된다.)


⑩도차(倒茶):차 따르기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첫째는 차충(茶盅)을 거치지 않고 찻잔에 직접 차를 따르는 것이다. 이때는 찻물의 농도와 사람 수에 따른 차의 양을 적절히 안배하여야 한다. 우선 찻잔을 붙여서 놓고, 각 찻잔의 농도를 고르게 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수준의 요령이 요구된다. 예를 들어 첫 번째 놓인 잔에 4분의 1을 따르고, 두 번째 잔에는 4분의 2를 따르며, 세 번째 잔에는 4분의 3을, 네 번째 잔에는 4분의 4를 따르며, 다시 되돌아 따라 오면서 각 잔을 다 채우면 된다. 왜냐하면 잔을 옮겨 따를 때마다 차의 농도는 점점 진해지기 때문에 농도를 맞추기 위한 방법이다. 두 번째 방법은 차호에 우러난 찻물을 차충(茶盅)에 옮겨 담은 뒤, 차충에서 다시 잔으로 따르기 때문에 농도가 같다. 고로 이 방법은 간단하여 장유유서(長幼有序)에 따라 각 잔에 다 채워 따르면 된다.


⑪봉차(奉茶):차를 권하기이다. 각 찻잔에 차가 다 채워지면 주인이 손님들에게 차 마시기를 권하면 된다.

⑫품다(品茶):주인이 차를 권하면 손님은 각자 자기 앞에 놓인 찻잔을 들고 마시게 되는데, 이때 공손히 두 손으로 찻잔을 받쳐 들고 먼저 차탕을 감상하고 차향을 맡은 뒤 천천히 차를 마시면 된다.
⑬역위(易位):주인과 손님이 자리를 바꾸어 각자의 다풍(茶風)을 교류하는 것인데, 주인이 권하면 손님 중에 포다에 익숙한 사람이 주인과 자리를 바꾸어 포다하여 주인에게 자신 혹은 자기 집안의 다풍을 보여줌으로써 서로의 우의를 다지는 예절의 일종이다. 그러나 이 단계는 전문가나 혹은 차동호인들 사이가 아닌 이상 거의 행해지지 않는 게 일반적이다.
⑭차여(茶餘):차를 다 우려 마신 뒤에는 찻잎을 꺼내어 주객이 함께 차의 엽저를 감상하며 차에 대해 다담을 주고 받는다. 한편 주인은 사용한 제반 다기를 깨끗한 물에 헹구어 깨끗이 닦아 정리하여 수납한다.

  

▲ 유리잔 포다법

이상에서 전통 공부차 포다법에 대해 알아보았다. 공부차도 각 지역에 따라 안계식(安溪式), 조주식(潮州式), 의흥식(宜興式), 조계식(詔溪式) 등으로 나누어지기도 하나, 거의 대동소이(大同小異)하다.

이 외에도 여러 가지 포다법이 있는데, 북경의 대완차(大碗茶), 사천의 개완차(蓋碗茶), 일반가정에서 간편하게 큰 차호에다 찻잎을 넣고 뜨거운 물을 부어 적당히 우려마시는 대호포다법(大壺泡茶法), 항주의 용정(龍井)이나 아미산의 죽엽청(竹葉靑) 등의 고급녹차의 침포(浸泡)과정을 감상하며 마시는 ‘유리잔 포다법’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중국에서는 특정지역의 차문화인 ‘공부차(工夫茶)’보다는 사천(四川)에 기원을 두고 있는 ‘개완차’나 북경의 ‘대완차’, 또는 일반 가정에서 흔히들 편하게 사용되는 ‘대호포다법’ 및 유리잔 포다법 등이 ‘대중(大衆) 음차문화의 주류를 형성하고 있다.


  

▲ 차항자(茶缸子) 포다법

아울러 중국 대륙의 일반인들이 주로 마시는 차는 대부분이 녹차(綠茶)나 화차(花茶)가 거의 70% 이상을 차지한다. 경제개방 이후, 중국인들의 삶의 질이 높아지면서, 오룡차(烏龍茶)나 보이차(普洱茶), 백차(白茶), 황차(黃茶), 홍차(紅茶) 등의 보급화가 점차 확대되어 가곤 있지만, 여전히 특정지역이나 특정계층을 제외하고는 여전히 중국인들의 일상생활에 까지 널리 보급화 되어 있지는 않은 실정이다.



-박영환 / 중국 사천대학 객좌교수


출처 : 허공처럼살자
글쓴이 : 여허공(如虛空)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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