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수금귀(水金龜)
무이암차 4대명총인 대홍포(大紅袍), 철라한(鐵羅漢), 백계관(白鷄冠), 수금귀(水金龜) 중 수금귀(水金龜)
옛날 옥황상제가 다스리는 천상세계에 어차원을 관리하는 금거북(金龜)이가 있었다고 합니다. 그 금거북이는 천년 동안 도를 닦아서 천상으로 승천하였는데, 내심 더 좋은 보직을 얻기를 바랬으나, 차원의 차나무를 관리하며 물이나 뿌리는 일을 하고 있으니, 불만이 좀 있었습니다. 어느날 갑자기 인간세상으로부터 시끄러운 소리가 차원에까지 들려서 뭔 일 났나, 하고 내려다보니 무이산 자락에서 차농들이 차신에게 제사를 지내면서 "차 싹이 돋았다! 차 싹이 돋았다!!" 라고 소리치는 것이었습니다. 금거북이가 곰곰이 생각해보니 천상에서 매일 차나무에 물이나 뿌리느니 차라리 훌륭한 한 그루 차나무가 되어 세인들의 경배를 받으며 사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금거북이는 이미 오랫동안 차원을 관리한 경험이 있어서 차나무의 생장조건에 가장 부합되는 곳을 찾아낼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무이산 북쪽의 우란갱(牛蘭坑)이라는 곳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생각이 정해지자 금거북이는 내공을 운용하여 신령스런 물을 뿜어 무이산 자락에 폭우를 내리게 하였습니다. 그 틈을 타서 금거북이는 한 그루 차나무가 되어 우란갱에 뿌리를 내리게 되었습니다.
(중국차 전설에는 대부분 스님이 등장하는데 여기서도 예외없이......) 다음날 비가 그치차, 근처의 뢰석사(磊石寺)의 스님 한 분이 근처를 지나다 이 차나무를 발견합니다. 차나무의 생김새가 마치 금거북이같았습니다. 한 눈에 좋은 차나무임을 알아본 스님은 급히 절로 돌아가 기쁜 소식을 알리고 절 안의 스님들과 함께 차나무 앞에서 성대한 제사를 지냈습니다. 차나무가 된 금거북이는 매우 만족하였습니다
眞覺國師 茶時 1
어조호 니료 : 자사1창 홍니 40목
수금귀에 얽힌 또 하나의 얘기입니다. 수금귀는 원래 무이산의 천심암 두갈채 아래에 있었던 나무라고 합니다. 어느날 폭우가 쏟아져 차원의 한 귀퉁이가 무너져 내리면서 차나무가 물에 휩쓸려 우란갱 바위의 오목한 곳에 떠내려왔습니다. 우란갱의 뢰석사 스님이 이것을 발견하고 바위를 파고 축대를 쌓고 흙을 돋워서 길렀습니다. 물에 떠내려온 금거북이라는 뜻으로 수금귀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민국 8~9년(1919~1920)에 이 차나무로 인해 재판이 벌어졌습니다. 수금귀가 원래 있었던 천심사와 나중에 얻게 된 뢰석사 사이에 소유권 분쟁이 벌어진 것입니다. 재판의 결과는 뢰석사 소유로 인정하는 것이었는데, 그 이유는 수금귀의 이동이 사람에 의해 도둑맞은 것이 아닌 자연현상에 의한 것이기 때문이었습니다.
이런 이유로 수금귀를 관사차(官司茶)라고도 부릅니다. 관사라는 말은 '소송, 재판'의 뜻입니다. 재판을 벌였을만큼 가치가 높은 차라는 의미가 되겠습니다.
녹차는 묘령의 소녀같다. 홍차는 다정하고 농익은 염부같다. 무이암차는 대갓집 규수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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