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은사 / 5월 23일 제13차(38)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하여 수도산의 정기를 품은 한국 전통사찰 봉은사(奉恩寺)는
신라시대의 고승 연회국사(緣會國師)가 원성왕 10년(794년)에 견성사(見性寺)란 이름으로
창건한 사찰로써 무려 1200여년의 역사를 지닌 고찰이다.
그뒤 조선시대 1498년(연산군 4)에 정현왕후(貞顯王后성종의 계비)가 성종의 능인 선릉(宣陵)
을 위해 이 절을 중창하고 봉은사(奉恩寺)라고 절이름을 바꾸었다.
1551년(명종 6)에 문정왕후(文貞王后)가 수렴청정을 하면서 보우대사(普雨大師)를 이 절의
주지로 삼았다. 이때 양주(楊州)의 회암사(檜巖寺)를 전국 제일의 수선도량으로 삼는 동시에
봉은사는 선종수찰(禪宗首刹)로, 봉선사(奉先寺)는 교종갑찰(敎宗甲刹)로 하고,
승과(僧科)를 부활하여 불교재흥정책을 폈다.
1562년 보우대사가 중종의 능인 정릉(靖陵)을 선릉의 곁으로 옮기고 이 절을 현재의 위치로
이건했다.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때 병화를 입어 소실된 것을 1637년(인조 15)에 경림(敬林)과
벽암(碧巖)이 중건했다. 1665년(현종 6)에 화재로 소실된 것을 1692년(숙종 18)에 왕실의 시주로
중건했으며, 1747년(영조 23)에 다시 왕실의 시주로 상헌(尙軒)과 영옥(穎玉)이 중수했다.
1789년(정조 13)에는 선욱(善旭)과 포념(抱念)이, 1825년(순조 25)에는 경성(鏡星)과 한영(漢映)이
중수했다.
1912년에 31본산 중의 하나가 되었으며, 1939년 실화(失火)로 주요전각들이 소실된 것을
1941년 주지 도평(道平)이 중건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현존 당우로는 대웅전·판전(板殿)·
명부전·법왕루(法王樓)·심검당(尋劍堂)·북극전(北極殿)·만세루·천왕문(天王門) 등이 있다.
중요문화재로는 지정사년명(至正四年銘:1344)이 있는 고려청동누은향로(高麗靑銅縷銀香爐:
일명 烏桐香爐, 보물 제321호, 동국대학교 박물관 소장)가 있고, 판전에는 철종 때 영기대사
(永奇大師)가 조각한 〈화엄경소>를 비롯한 〈금강경〉·〈한산시〉·〈유마경〉 등 많은
목판본이 보존되어 있다. 이밖에 1392년에 주조한 동종이 있다.
봉은사(奉恩寺)는 보우대사의 불교중흥을 위한 큰 뜻과 문정왕후(중종의 계비, 명종의 모후)
의 발원이 살아 숨쉬는 도량으로, 조선시대 억불숭유정책에 따라 태종 6년(1406년)에 국가인정
사찰이 242개로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여러 능침중의 하나였던 봉은사가 오히려 전국 수(首)
사찰의 위상으로 떠오른 것은 普雨大師와 문정왕후의 활동에서 부터이다.
普雨大師는 당시 섭정하던 문정왕후의 신임을 얻어 봉은사 주지가 되었고, 禪敎兩宗과 僧科考試
를 부활하였으며, 1551년에는 선종을 관장하는 선종수사찰(禪宗首寺刹)로 봉은사(奉恩寺)가
지정되게 하였다. 이 시기에 부활된 승과고시를 통해 조선 불교를 대표하는 서산대사, 사명대사,
벽암대사 등의 고승이 배출되어 꺼져가던 불교의 맥을 잇게 되었다고 한다. 당시 많은 승려가
봉은사 앞 뜰에서 시험을 봤기 때문에 봉은사 앞 뜰이 승과평(중의벌)이라는 이름이 붙기도 하였다.
여기서 보우대사의 한시 한편을 살펴보고 순례를 계속하기로 한다.
別寶上人(별보상인)
虛應堂 普雨(1515~1565)
波飜人事儘難知(파번인사진난지)
莫謾重來豫作期(막만중래예작기)
物豈與天先有約(물기여천선유약)
春風無樹不生枝(춘풍무수불생지)
물결 따라 흘러가는 사람의 일 알 수 없으니
다시 온다고 부질없는 약속은 하지 맙시다
만물과 하늘 간에 어찌 선약이 있겠소만
봄바람에 움 트지 않는 나무가 어디 있으리오
부처가 통곡하던 시대, 고려로부터 이어온 승과(僧科)가 중종(1506~1544 재위)의 즉위와
함께 폐지되고, 중종 33년(1538)에는 <동국여지승람>에 이름이 오르지 않은 절들은 모두
불태우는 훼불(毁佛)로 이어졌으며, 종로에 세웠던 최대의 사찰 원각사는 청기와를 8만 장이나
썼다는 큰 법당과 5만 근에 이르렀다는 구리종을 모두 헐어서 민가에 흩어주고 불상은 녹여
군기로 쓰는 등 불교가 탄압을 받던시대에 혜성처럼 나타나 불교를 다시 일으키기 위해
애쓰다가 끝내 순교한 스님께서 유배지인 제주도로 떠나기 직전에 쓴 것으로 보인다.
인간사는 알 수가 없으니 다시 온다는 약속은 부질없는 짓이라고 전반부에서 말하고 있다.
스님은 자신이 다시 돌아올 수 없음을 알고 있으면서도, 슬픔을 덜어주는 한 가닥 여운을
남기고 있다. 아무리 추운 겨울이라도 머지않아 봄은 올 테고 봄바람에 움이 트지 않는
나무는 없다고 달랜다. 더불어 疲弊(피폐)해진 불교도 언젠가는 다시 소생할 것이라는
희망을 던져주고 있다.
▲봉은사의 천왕문인 진여문
▲문화해설사가 우리 순례단 일행을 안내하여 주었습니다.
▲수년전 우리 관음사에 계시던 진화스님께서 우리 일행을 반갑게 맞아 주었습니다.
▲대웅전은 1982년 새롭게 중창되었으며 법당 안에는 2층 닫집을 짓고 중앙에는 석가모니 부처님을
주불로 모시고 좌우로는 아미타불과 약사여래 부처님 등 삼존불을 모셨으며 후불탱화는
삼여래회상도를 안치했습니다.
淸淨法身毘盧遮那佛 청정한 법신 비로자나 부처님
圓滿報身盧舍那佛 원만한 보신 노사나 부처님
千百億化身釋迦牟尼佛 천백 억의 화신 석가모니 부처님
九品導師阿彌陀佛 구품의 중생을 이끄시는 아미타 부처님
當來下生彌勒佛 내세에 오실 미륵 부처님
이 “대웅전 주련에는 ‘佛紀二五二六年壬戌重陽 蘭谷 金應燮 焚香謹書’라는 관지가 마지막 구에
있으며, 그 끝에 2과의 도서가 찍혀 있어 蘭谷이 1982년에 쓴 것임을 알 수 있다. 蘭谷은 서화가로
추사체연구회 회장을 지내기도 하였다. 屈折이 심한 秋史體 서풍으로 쓴 행서이다.”
주련의 내용은 法․報․化의 三身佛과 서방정토, 미래의 부처, 그리고 시방 삼세의 일체제불 명호로
이루어져 있어 아주 특이하다.
▲추사 김정희의 글씨라고 합니다.
▲법왕루 / 법왕루란 말 그대로 해석하면 법의 왕 즉 부처님이 계시는 곳을 말하며, 대웅전과
마주하는 곳 아래 누각으로 대법회가 있을 경우 부족한 기도 공간을 대신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곳으로 설법전이라 이름하기도 한다.
▲지장전
▲북극보전 / 북극보전은 영산전과 함께 1942년 중건되었으며 산신, 칠성, 독성(나반존자) 등이
모셔져 있어 흔히 흔히 삼성각(三聖閣)이라 또는 칠성각(七星閣)이라 불리웁니다. 일반 사찰이
칠성각이라 하여 그 위계성을 낮추고 있는 반면, 봉은사 북극보전은 불보살이 계신 곳에서만
사용되는 殿이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있으므로 칠성신앙의 위상을 다시 한번 돌아보게 합니다.
원래 우리나라 칠성신앙은 중국 도교 계통의 칠성신앙과 달리 우리민족의 민간신앙에서 유래
되었다고 알려져 있으며 불교와 자연스럽게 접목하여, 민간신앙에 대한 한국 불교의 관용정신이
깊이 스며들어 있음을 보게 됩니다.
▲영각(影閣) / 영각에는 불단에 지장삼존불상과 탱화가 있고 벽면으로는 봉은사의 개산조인
연회국사를 비롯한 조선불교의 중흥조 보우대사와 서산, 사명, 남호 영기율사, 영암큰스님의
영정진영이 모셔져 있으며 오른쪽 벽면으로는 영단이 모셔져 있습니다.
▲봉은사를 수호하려는 신장 처럼 도심 빌딩이 봉은사를 외호하고 있습니다.
▲미륵대불 / 1996년에 완공된 미륵대불은 봉은사의 새로운 성보로써 높이 23m로 국내 최대의
크기의 부처님입니다. 전통적인 백제 계열의 미륵하생적인 신앙을 표현하는 기법으로 조성되었고
그 석재도 미륵신앙의 중심지였던 익산에서 가져 올 정도로 정성을 기울였다고 합니다.
미륵부처님이 하생하여 모든 중생을 구원해 주시기를 희구하는 미륵하생 국토완성 신앙을
표현하고 있다고 합니다.
▲판전 / 판전에는 비로자나부처님이 모셔져 있고, 봉은사에 있는 건물중 가장 오래된 건물
이라고 합니다. "판전"이라는 편액은 추사 김정희 선생께서 돌아가시기 3일전에 쓰신 마지막
글씨로 유명합니다. 이곳에는 남호 영기스님과 추사 김정희 선생께서 뜻을 모아 판각한
화엄경 소초 81권을 위시해서 유마경, 한산시, 초발심자경문, 석가여래유적도(불족인) 등을
더 판각하여 현재 3,438점의 판본을 보관하고 있다고 합니다.
▲범종각
▲종루
▲眞如란 사물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 사물의 본체로서 영원불멸한 것을 말합니다. 그러므로
진여는 우주 어느 곳에나 존재하는 본체(本體)를 뜻하는 말이며 진여문에 들어 선다는 것은
곧 절대 불변의 진리를 찾아감을 의미합니다.
진여문에는 서울시 지방문화재 160호로 지정된 사천왕이 모셔져 있습니다.
▲저녁공양을 한 청남대 휴게소 수락관 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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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서울의 도선사, 조계사, 봉은사 순례는 11차인 3월달에 순례키로 되어 있었으나, 낮의 길이도
그러려니와 꽃피고 새우는 춘삼월 호시절에 산 좋고 물 좋은데 두고 서울 한복판이 왠 말이냐는
여론이 있어 미루어 오던중, 기상 악화로 월정사, 상원사, 보현사 순례에 무리가 있을 듯하여 6월
에 월정사 등을 순례키로 하고 서울 도선사, 조계사, 봉은사를 순례하게 되었는데 다행히 강원도
와는 달리 서울 지역은 비가 오지 않아 순례를 원만히 진행 할 수 있었다.
이번 순례중 봉은사에서 관음사에 계시던 진화스님의 따뜻한 환대를 받았고, 도선사에서 조계사
로 가는 차중에서 "돌팔매"를 부른 가수 오은주 양의 깜짝 인사가 있었다. 아쉬운 점은 매번 불교
방송국에서 제작한 '한국의 명찰' 등 순례 사찰 안내 DVD를 버스에서 예불후 상영하여 단원들로
하여금 순례사찰에 대한 사전지식을 습득케 하였으나 이번에는 전날 갑자기 순례사찰이 변경됨
으로 인하여 DVD가 준비되지 못 한점이 아쉬웠다. 대신에 2009년 영축총림 통도사 화엄산림
대법회시 전 중앙승가대 총장이신 종범스님의 법문(화엄경 현담) DVD를 시청하였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2009년 11월 16일부터 2010년 1월 7일 까지 53일간 화엄경을 강의하는 방식으로
진행된 2009년 통도사 화엄산림대법회 DVD를 순서대로 시청할 예정이다.
다음 순례시는 상원사 사자암 적멸보궁 앞에서 천수경, 석가모니불 정근, 참회게와 회향송
등으로 순례단 자체 예불을 올릴 예정이다.
관음사 백팔고찰순례단장 靑苑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