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茶)의 냉기(冷氣)를 제거(除去)하고 우려마시는 법(法)
녹차(綠茶)는 찻잎에 함유(含有)되어 있는 효소(酵素)의 활성(活性)이 정지(停止)되게 법제(法製)하여 만든 차로 차의 성분(成分)이 차 중에서 찻잎과 가장 가깝고, 맛이 깊어 전세계에서 맛의 감각(感覺)이 가장 뛰어난 우리 민족(民族)이 즐겨 찾는 차이며, 또한 향기(香氣)도 은은하여 은근(慇懃)과 끈기가 미덕(美德)인 우리 민족의 정서(情緖)와 부합(符合)되어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맞다.
맛의 감각(感覺)이 가장 뛰어난 우리의 덖음차
효소(酵素)의 활성(活性)을 정지하는 방법(方法)은 열처리(熱處理)를 하는 것이다. 효소는 단백질(蛋白質)로 되어 있어 열(熱)에 약하고 냉(冷)에는 강하다. 채취(採取)한 찻잎을 효소가 활성화(活性化)되지 않게 하는 방법으로는 보통 볶는 방법과 찌는 방법이 있는데 전자(前者)를 볶음차(덖음차 또는 부초차(釜炒茶)라고도 한다.)라고 하며, 우리는 보통 수분(水分)이 50%인 상태(狀態)에서 열을 가하면 ‘덖음’이라 하고, 수분이 50% 이하인 상태에서 열을 가할 때 ‘볶음’이라고 하고, 후자(後者)를 찐차(증제차(蒸製茶)라고도 한다.)라고 한다. 물론 법제(法製) 중에 이 두 가지 방법이 같이 쓰이는 경우도 있고, 차례(次例)의 선후(先後), 정도(程度)의 강약(强弱)이 그 제품을 생산하는 사람의 노하우이기도 하다. 볶은 차는 맛이 우수하여 수 백 종의 발효식품(醱酵食品)으로 길들여진 예민(銳敏)한 혀를 가진 우리나라 사람들이 좋아한다. 찐 차는 빛깔이 우수(優秀)하여 음식을 눈으로 먹는 일본 사람들이 좋아한다.
우리 민족(民族)의 지혜(智慧)가 담긴 차(茶) 만들기의 정성(精誠)
[동의보감(東醫寶鑑)]에 「작설차(雀舌茶)는 성분이 약간 차고, 맛은 달고 쓰다.」고 하였다. 차의 성분이 찬 것은 배추의 성분이 찬 것과 비교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 조상(祖上)들의 지혜(智慧)는 배추는 생강(生薑), 고추, 마늘과 같은 더운 것과 합하여 김치를 만들거나, 그냥 생것을 섭취(攝取)할 때도 성질이 더운 고추장에 찍어 평성(平性)으로 하여 먹는 지혜를 가졌다. 우리 조상(祖上)들은 옛날부터 산나물을 해오면 삶아서 하룻밤을 차가운 물속에 담가두는데 산나물에 함유(含有)되어 있는 우리 몸에 해로운 사포닌과 같은 수용성(水溶性) 물질(物質)을 우려내고 영양(營養) 성분(成分)을 섭취하기 위한 지혜였던 것이다.
자연(自然)이 우리 인간(人間)에게 준 혜택(惠澤)은 대부분의 음식(飮食)들이 조리(調理)할 때 열처리(熱處理)를 하게 되면 우리에게 불필요(不必要)한 성분들이 분해(分解)되고, 재료(材料)를 취급하는 과정 중 햇빛에 의해 분해되고, 공기(空氣)에 의해 산화(酸化)되어 독성(毒性)의 물질이 우리 몸으로 들어오는 것을 방지(防止)한다. 그래도 남은 미량(微量)의 성분들이 흡수(吸收)되면 우리 몸의 가장 정밀(精密)한 화학공장(化學工場)인 간(肝)에서 알아차리고 몸 밖으로 배출(排出)시킨다.
차(茶)의 냉기(冷氣)를 제거(除去)하는 냉온탕법(冷溫湯法)
차를 법제(法製)할 때 충분히 열을 받게 하고 정성(精誠)을 다하여 손으로 비비면 차를 만드는 사람의 기운(氣運)으로 인해 차의 차가운 성질인 냉기(冷氣)와 우리 몸에 이롭지 못한 미량(微量)의 성분들이 제거된다. 그러나 열을 적당히 받지 못하여 우리 몸에 필요하지 않는 것이 너무 많이 차에 남아 있는 것을 섭취(攝取)하게 되어 간(肝)이 감당(堪當)할 수 있는 능력(能力)이 부족하여 몸에 불필요한 기운이 축적(蓄積)되게 되는데 그것을 보통 ‘차적(茶積)’이라고 한다. 차를 지나치게 많이 마시거나 잘못 법제된 차를 장기간 음용(飮用)하였을 때 생길 수 있는 일이다. 찐 차는 제조과정(製造過程) 중에 물기에 의해 다소 나쁜 성분들이 녹아 나갈 기회가 있다고 본다. 그러나 잘 법제되지 못한 볶은 차는 냉온탕(冷溫湯)으로 우려 마시기를 권한다. 이는 마치 우리가 동상(凍傷)이 걸리면 얼음이나 눈으로 맛사지를 하여 그 냉기(冷氣)를 제거하는 것과 같은 이치(理致)인 것이다.
처음 다관(茶罐 : 차우림 그릇)에 적당량의 차를 넣은 후 10℃ 이하의 냉수(冷水)를 부어 30∼40초 가량 두었다가 따라버리고, 끓는 물을 바로 부어 뚜껑을 연 상태에서 1∼2분 우린 후 마시면 된다. 이와 같은 방법으로 계속하여 냉열(冷熱)을 반복(反復)해서 수차례 우려 마시면 된다. 이것은 40년 넘게 차생활을 하신 어느 선사(禪師)가 차(茶)의 음기(陰氣)를 제거(除去)하는 방법(方法)이라고 귀띔해주신 방법이다. 원래 몸이 차가운 필자(筆者)가 이 방법대로 차를 마셔보니 실제로 차의 맛이 훨씬 부드러워지고 감미로울 뿐 아니라 몸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출처 : 오상룡(국립상주대학교(현재 경북대학교) 식품공학과 교수), 「다인」 2005년 3/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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